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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부쳐

2022. 05.18. 09:58:18

백기완 시인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 작가가 개사,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마지막 날 전남도청에서 숨진 윤상원과 들불야학 선생으로 일하다 숨진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을 위해 1981년 완성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이 곡이 18일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 형식으로 불린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이 아닌 제창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보수 정권으로는 사실상 첫 번째다.

그렇다면 합창과 제창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따지면 제창은 ‘여러 사람이 함께 같은 선율을 부르는 것’이고, 합창은 ‘여러 사람이 서로 화성을 이루며 다른 선율을 부르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같은 소리를 내는 제창과 모두가 내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합창은 단순하게는 음악 형식상의 차이에서, 넓게는 미묘하지만 중의적인 정치적 해석까지 가능케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사상가였던 존 듀이는 자신의 저서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통해 예술을 하나의 ‘아름다운 경험’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의 삶은 밥 먹는 경험, 사랑하는 경험, 공부하는 경험, 좌절하는 경험 등 온갖 경험의 연속이며, 삶은 기쁘든 슬프든 그런 경험들의 연속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경험들이 예술의 자양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러한 예술관은 일상과 예술 사이에 놓인 간극에서 시작됐다. 어떤 예술을 경험하는 것은 아름다운 경험이지만, 그 예술을 경험하는 공간-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나오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은 항상 평온하거나 아름다울 수는 없는 것. 존 듀이는 일상은 추할지라도, 우리가 계속해서 경험하는 것들을 토대로 경험의 성취를,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계속해나갈 것을 독려한다.

광주를 찾은 많은 이들의 입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 물론 이번 제창이 ‘노래 부름’이라는 행위에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불렀다는 아주 사소하지만 공통된 경험이 우리를,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는 않을까.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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