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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박선홍 광주학술상 제정에 부쳐

2022. 06.15. 17:01:56

<전매광장>박선홍 광주학술상 제정에 부쳐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박선홍 광주학술상이 제정됐습니다. 고 박선홍 선생 작고 5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이 상금을 기부하고, 광주문화재단은 수상자의 저서 출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고인의 무등산 사랑, 광주 사랑은 어지간한 광주 사람 중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지요. 고인은 1955년 호남지역 최초 산악회인 ‘전남 산악회’를 결성하셨습니다. 이후 ‘무등산’ 초판이 발간된 것이 1976년입니다. 서설(序說)로 시작해 지리지-풍속과 유적·유물, 사우, 정자, 사찰 등의 순서로 기록하고, 뒷부분에는 산악운동 등 무등산 개발, 국립공원지정(2013년 광주문화재단 증보판), 조선시대 무등산 유람기인 ‘유서석록’까지 번역해 실었습니다. 책 구석구석 읽어가다 보면 저자가 얼마나 꼼꼼한 기록자인지 놀라게 됩니다. 누군가 생전에 “선생님. 무등산을 도대체 몇 번이나 올라보셨는지요?” 물었더니 “무등산 높이가 1,187m제?”하고 웃으시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무등산을 이토록 사랑하신 분이 많지는 않으리라 짐작합니다. 1989년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2001년 무등산공유화재단을 설립하는 등 무등산 지키기를 위한 여러 활동에 앞장서셨습니다.

고인의 역작 ‘광주1백년’

1926년 충장로에서 태어나 92년을 광주에 살다 떠나신 고인의 역작 ‘광주1백년’은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광주 이야기책입니다. 1994년 초판을 냈고, 광주문화재단에 저작권을 기증, 2014년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에서 시작되는 근대 광주의 사회 문화상을 세밀히 담았습니다. 역사 문화 풍속 세속 상공업 등은 물론이고 체육인 기생조합 이야기까지 광주에 관한 것은 다루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근대 이후 광주의 모든 것을 담은 ‘광주1백년’ 저술이 가능했던 것은 고인의 끝없는 광주 사랑과 함께 철저한 기록 습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근대 이후 광주에 수많은 시인 논객이 많았습니다. 언론인 학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역의 근대 100년사를 정리한 인물은 학자도 글쟁이도 아닌 평범한 시민이었습니다. 광주를 사랑한 한 시민 박선홍 선생의 꾸준한 기록과 수집, 수십년에 걸친 자료 정리로 만들어진 역작이라 할 수 있지요.

‘광주1백년’, ‘무등산’ 등 자식보다 소중했을 기록과 저작권을 광주문화재단에 기증하면서 광주에 비로소 광주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됐습니다. 재단은 지역의 젊은 향토연구자들과 함께 무등산과 ‘광주1백년’을 최신 정보로 증보 출판했습니다. 박선홍 선생에 이어 지역의 원로 언론인이신 김정호 선생께서도 언론에 연재하셨던 광주학 자료 모음인 ‘광주산책’ 상·하권의 저작권을 재단에 기증하셨고, 여러 연구자들이 저술을 기증하셨지요. 다양한 광주학 저자들의 기증에 힘입어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10년 동안 광주학총서 10여권을 비롯해 30여 종의 지역 연구도서를 발간했습니다. 모두 ‘광주1백년’을 잇는 광주학 연구의 후속작들입니다. 후진들의 다양한 광주학 연구를 광주문화재단은 광주학 콜로키움을 통해 발굴하고, 매년 새로운 영역의 저술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광주 사랑 잘 이어갔으면

광주전남연구원 김기곤 박사는 지역학을 연구함으로써 도시 구성원의 삶의 질과 도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인문적 연구로 실용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광주학술상 제정은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광주학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0년간의 상금이 될 종자돈을 기증한 유족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1994년 ‘광주1백년’ 초판에 지역 원로 언론인 이강재 선생은 ‘후덕한 광주의 큰 성’이라는 제목의 발간 축사에서 “후배들 중 누군가가 ‘광주2백년’을 집필하게 될 때 성의 이 ‘광주1백년’이 더할 나위 없는 참고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미리 해본다”고 하셨습니다. ‘광주2백년’을 연구하는 젊은 학자를 기다리는 혜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으시던, 광주 사람 광주 땅 광주 이야기를 사랑하고 기록하고 보존하시던, 광주를 지켜온 무등산 같으셨던 분, 박선홍 선생의 크고 높은 광주 사랑을 잘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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