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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변사체로’ 비극…‘루나 코인’투자실패 때문?
‘수면제·극단적 선택 방법’ 검색
빚 1억여원 등 경제적 어려움 겪어
변속기 P 상태…사고 원인 의문도
경찰, 생전 행적·고장 여부 등 수사

2022. 06.29. 18:49:42

29일 오전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던 조유나 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시신을 수습한 뒤 내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연합뉴스

완도에서 행방불명된 조유나 양(11) 일가족 실종사건의 배경에는 ‘루나 코인’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조양의 부모는 루나 코인과 수면제 등을 검색한 내역이 확인된 데다 평소 빚 독촉에 시달렸던 상황을 감안한다면 ‘생활고가 부른 비극’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서다.

다만,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의 가족 승용차를 인양할 당시 변속기는 ‘P(주차)’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고 원인에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다.

이에 경찰은 변속 기어 장치가 주차에 놓여 있던 점 등을 토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가족의 생전 행적과 해상 추락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9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완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하고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시신 3구의 옷차림은 생활반응이 사라지기 직전 조양 가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일치한다.

지문 대조 등을 통해 신원이 조양 일가족으로 최종 확인되고, 강력 사건이나 여타 사고 등의 피해 사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사건은 종결 처리될 수 있다.

제3자나 조력자 등의 개입 정황이 나오지 않은 이번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공소권 없음이란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주로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사망해 불기소 사유가 명백하거나 수사할 필요성이 없는 경우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이에 따라 조양 일가족의 실종 사건은 변사 사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30대 중반인 젊은 부부와 초등생 딸이 함께 숨진 만큼 사망 원인뿐만 아니라 그 배경을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양의 부모는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구매했다가 폭락으로 손실을 본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파악됐다.

남부경찰서가 압수영장을 집행해 지난달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조양 부모는 완도 송곡항 일원에서 마지막 생활반응을 보이기 전까지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조양 부모가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수면제와 극단적 선택 방법 등을 검색한 이력도 확보했다.

루나 코인 등을 검색한 시기는 조양 일가족이 실종된 지난달 30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나 코인은 일주일 사이 가격이 97% 떨어지는 등 폭락 사태를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충격파를 안겼다.

경찰은 암호화폐 투자 실패가 일가족을 극단적 선택에 내몬 배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조양 가족이 루나 코인 투자 실패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의 아버지 조씨는 지난해 7월 사업을 접고 가족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고, 비슷한 시기 조양의 어머니 이씨도 직장을 그만두고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드빚이 1억여 원에 달하는 등 이들의 집에 카드 대금 독촉장 등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조양 가족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차상위 본인부담경감대상자로 의료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당시 가족 월 소득 기준은 151만 2,378원 이하로, 조양 가족은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후 소득, 재산 변동 등의 이유로 자격 사항은 변경됐고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날 인양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 변속기가 주차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양 추락 사고 원인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인양한 승용차의 정밀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할 것”이라며 “교통사고 흔적이나 차 고장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통신 기록·신용카드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 가족의 행적도 입체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한편, 조양 일가족이 사용한 아우디 승용차는 연락 두절 4주 만인 전날 완도군 송곡항 방파제에서 약 80m 떨어진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송곡항은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 등 조 양 일가족이 마지막 생활반응을 보인 지점이다.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지난 16일 이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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