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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성 선택은 자유

2022. 07.06. 14:36:14

<전매광장>성 선택은 자유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며칠 전 서울에서 온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며 한참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식당에 들어오는 일행 중 눈에 띄는 한 명이 식당 안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예쁘게 화장한 모습과 늘씬한 키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겠지만 남성인지 여성인지 분간이 가지 않아서 였을까? 다짜고짜 친구는 얼굴을 가까이 대며 속삭이듯 물었다. “성 소수자를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묻는걸 보면, 친구는 아마도 그 손님을 트렌스젠더나 크로스드레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들을 보는 시선이 부정적임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모습에서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대답 대신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되물었다.

잠시 망설이는 친구를 보니, 문득 몇 년 전 동성애 관련 강의 후 남자 수강생 한 명이 “동성애 하는 사람은 다 죽여야 된다. 인간 멸종을 시키니까” 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필자는 성소수자(트랜스젠더,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등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과 관련된 소수자)에 대해 어떤 입장도 아니지만 같은 사람으로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며 개인의 성적 취향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성소수자에 불편한 시선

테슬라 모터스의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아들 ‘하비에르’와 우리나라 영화 ‘너에게로 가는 길’에 나온 나비(엄마)의 아들 ‘한결’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었다. 물론 영화를 시청하지 않고서는 ‘한결’의 이야기를 다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필자의 친구처럼 무조건 나와 다르다 해서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영화나 관련 서적을 찾아 보고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머스크의 쌍둥이 아들 중 하비에르는 열여덟 번 째 생일이 지나고 “앞으로 여성으로 살고 싶다”며 어머니의 이름과 성을 따라 비비앤 젠나 윌슨으로 개명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고 캘리포니아 주 최고법원에 개명신청을 했다. 이것은 단순히 개명신청을 한 것이 아니고 여성으로 인정해 달라는 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소장에는 ‘젠더정체성과 더 이상 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지도 않고,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 머스크와 관련되고 싶지도 않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결’이 성별정정을 하는 과정과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트렌스젠더인 한결이가 성별정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이혼 후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내는 아버지의 동의서가 반드시 필요하고, 열 여덟의 하비에르와 달리 이미 성인이 되었음에도 신체와 성별이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만약 부모가 반대한다면 성별정정은 불가능하고 인정받을 수도 없는 구조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차적으로 가족을 설득시키고 허락을 받는다 하더라도 사회에서 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이겨내야 하는 큰 산이 버티고 있다. 가족의 인정과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두 가지를 통과해야만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퀴어 Queer, 레즈비언 Lesbian, 게이 Gay, 바이섹슈얼 Bisexual, 트랜스젠더 Transgender, 무성애자 asexual, 인터섹스 Intersex, 크로스드레서 Crossdresser)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한 최선의 몸부림 일지도 모른다.

모두 차별 없는 존엄한 삶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적, 정서적, 성적 끌림의 방향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출생 시 지정받은 성별과 자신이 규정하는 성정체성이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다르게 보거나 불편해 하거나 기묘하게 생각하거나 이상하게 볼 필요도 없다. 모든 사람은 성적지향과 나이, 성별, 장애, 학력 등으로 인한 모든 차별을 받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누구나 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유의지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 자체로 축복 아닐까?”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의 해답을 구한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을 하고는 앞서가는 친구를 따라 식당을 나오니 여름 밤 선선한 공기가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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