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체육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열린 공간에서 함께 땀 흘리고 어울리다 보면 서로의 본 모습을 보게 된다. 삶은 혼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민선 8기 ‘강기정 호’와 직선 4기 ‘이정선 호’가 힘찬 출항을 알렸다. 기대도 크다. ‘체육의 쓸모’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체육 정책, 융합이 중요하다

정책 수립의 3대 요인은 방향성, 타이밍, 실현 가능성이다. 정책 완결의 3대 요인은 정합성, 수용성, 실행력을 말한다. ‘방향성’으로 시작해서 ‘실행력’으로 끝나는 긴 여행이 정책의 시작이다.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는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고 말했다. 새겨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청과 교육청, 체육회와 종목단체의 정책개발과 융합이 필수다.

첫째, 민선 8기 ‘강기정 호’의 체육 정책으로는 영산강 익사이팅 벨트 조성이 대표적이다. 활력 분야로 분류된 복합쇼핑몰에도 문화와 관광, 예술과 체육이 융합된 체험 공간이 들어서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스포츠 마이스 사업의 구체적 전략이 수립돼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스포츠 산업의 선순환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지역특화형 미래 산업육성 기반 구축에도 우월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 광주는 2002 FIFA 월드컵대회, 2015년 유니버시아드대회,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22년 세계양궁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저력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 스포츠 이벤트 개최도시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넘버 원(Number one) 전략이 아닌 오운리 원(Only one) 전략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직선 4기 ‘이정선 호’는 3대 목표로 ‘더 앞선 교육, 더 넓은 교육, 더 깊은 교육’을 제시했다. 학교 체육 분야로는 ‘광주 학생 스포츠 종합센터’를 통해 평생 체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체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환경에서 스포츠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학교 체육 시간이다. 학생 선수의 ‘학습권’은 주장하면서 일반 학생의 ‘운동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자기부정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정책으로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와 뉴스포츠 및 방과 후 활동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학생 선수에 대한 정책은 시청과 체육회와의 별도 TF팀을 꾸려 창의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셋째, 체육회와 종목단체의 정책이다. 민선 2대 체육회는 위드 코로나의 아픔을 딛고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제51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했고, 광주양궁월드컵대회 때는 ‘K-스포츠과학 컨디셔닝지원’을 통해 대회 성공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초에는 직장운동경기부 공모사업에서 전국 최고 국비를 확보했으며 최근 의료협력위원회, 민간협력위원회, 2038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유치지원위원회를 신설해 비상을 도모하고 있다. 기존 스포츠과학연구소는 ‘스포츠과학연구원’으로 확대 재편해 광주 체육발전을 위한 다양한 혁신사업을 추진한다. 스포츠는 룰과 공정성이라는 제도를 통해 확대 발전했다. 종목단체에서도 확장 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기획, 마케팅 능력에 대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정책 실행력으로 거듭나야

‘독목불림’. 나무 한 그루로는 숲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모든 노력의 융합은 체육 정책에 대한 실행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어떤 정책도 한 곳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성공할 수도 없다. 효암학원 이사장이셨던 채현국 선생님은 “세상에 정답은 없다.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체육의 쓸모’에 대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무수한 해답’을 모아야 할 때다. 체육을 ‘추앙’하지 않아도 좋으니 시도조차 하지 않는 누는 범하지 않길 바란다. 권위는 희생에서 나온다. 미생을 통해 완생을 꿈꾸는 정책들이 실행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