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봄에 심은 나무뿐 아니라 울창한 숲에서 자라는 큰 나무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 광주 지방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남·광주지역 5월 한 달간 평균 강수량은 1.9㎜로, 예년 평균인 113.9㎜에 1.6%에 그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저 강수량으로 우리 지역 전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극심한 가뭄이 장기화 되면서 농작물뿐만 아니라 곳곳에 심어놓은 정원식물과 조경수, 그리고 식재된 나무들까지 말라 죽는 위기에 이르고 있다.

나무가 잘 생육하기 위해서는 식물별로 알맞은 빛과 수분(물), 온도, 공기, 그리고 영양분이 고루 함유된 토양조건이 필요하다. 이를 식물 생육의 5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 중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것은 바로 수분(물)이다. 물은 생명에 필요한 대사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므로, 일시적으로 물이 부족하면 잎이 마르는 증세가 나타나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위조현상으로 결국 말라 죽는 고사에 이르게 된다.

나무들은 보통 지표면 20~30㎝에서 자라는 작은 뿌리를 통해 수분과 토양 속의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이렇게 흡수한 물과 양분은 잎까지 도달하는데 짧게는 2~3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린다. 심각한 가뭄이 장기화되면, 수일 내에 나무가 말라 죽는 현상은 바로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



가뭄 장기화에 고사 빈번



장기화된 가뭄과 같은 기상이변이 이제는 일시적인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수목 생육환경에 영향을 끼치며, 이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반복되는 봄철 건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를 심은 후 차광막을 씌워서 멀칭 처리로 토양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바크(파쇄목 등)를 덮어 주면 중량감과 고급스러운 질감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갈(해미석, 굵은마사)이나 비닐 같은 것을 토양 표면에 덮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요즘같이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는 대기 온도보다 지면의 온도가 약 10℃ 이상 높아져 오히려, 잔뿌리 손상과 건조를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비닐 멀칭은 일시적으로 토양에서 증발하는 물을 잡아주어 가뭄 해갈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과습 고온으로 잔뿌리 손상을 유발하게 되므로 지양해야 한다.

수도시설이 없는 경우 나무에 물주머니를 설치해 건조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는 것과 유사한 원리로, 물주머니에 물을 담아 걸어두고 물 나오는 양을 조절하면 일주일 이상 물관리를 할 수 있다.



물관리·가지치기 핵심



여름철은 햇빛이 강하고 습도가 높아서 나무가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이다. 그러나 태풍이나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기습적으로 내리기도 하므로 상황별로 유연하게 대응해 주어야 한다.

먼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에는 토양이 금방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물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평소보다 더 많이 해주어야 한다. 사람도 여름철에 물을 더 많이 마시듯이 나무도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비가 오거나 일기예보 상 2~3일 이내에 비가 올 경우에는 물주기를 피해야 한다. 토양이 과습한 경우에는 뿌리가 썩고 병해충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한낮에 뜨거울 때 물주기를 하면 열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 수목의 온도가 내려갈 때 물을 줘야 피해가 없다.

또한, 여름철에는 태풍이나 국지적인 강풍으로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넘어지는 현상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를 대비하여 적절한 양의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가지치기는 건강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으로 수형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수분을 감소시켜주며, 공기 순환이 잘되도록 하여 나무가 바람에 넘어지는 현상도 예방해 준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남부지방은 6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장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해진다. 장마가 끝나면 가을까지 수차례 태풍이나 기습호우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변하는 기후환경에서 건강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는 상황에 따른 올바른 수목 관리 요령을 숙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