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8월 의향 전남! 가슴에 자긍심을
유현호 전남도 보건복지국장

8월이 시작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직장인들이 기다리던 하계휴가, 그리고 8·15 광복절이다. 올해가 광복을 맞이한 지 77주년이 된다. 영상을 통해 거리에 나와 독립 만세를 목놓아 외치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보면 감격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가슴 한 곳이 찡하다.

나라를 잃은 설움과 압박에서 벗어난 감격의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다시는 이런 치욕을 당하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지며 서로가 함께 외치는 노래 같기도 한다. 어찌 그 분들의 마음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이번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아 도민 모두가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호남의병 정신 계속 이어져

‘약무호남 시무국가’라는 충무공의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역사는 또렷이 보여주고 있다. 나라의 위기 앞에서 전라도 사람들은 어떻게 하였는가를. 전라도 사람들의 그러한 선택은 임진왜란을 넘어 일제강점기에도 결코 멈춘 적이 없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호남의병 정신이 바로 조선이 국권을 상실했을 때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한말의병으로까지 이어지게 한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호남의병 정신은 결국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과 직결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목숨을 바쳐 독립에 공을 세우시고도 기록이 없고 자료가 부족하여 국가에서 공을 인정해 주는 서훈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자료에 따르면 2022년 6월말 기준 3·1운동, 국내 항일, 항일 의병, 학생운동 등을 포함하여 전남의 독립운동 서훈자 현황은 1,224명이다. 이 수치는 전국 1만6,700여명 대비 약 7.3% 수준이다. 호남을 중심으로 전개된 한말의병의 활발한 활동과 공적에 비하면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안타까운 실정이다.

다행히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말의병이 분연하게 일어났던 우리 전남에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이 건립 중에 있다. 2025년 6월에 개관되면 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의병 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현장이 될 것이다.

전남도가 독립운동을 하다 희생하신 독립운동가 마지막 한 분까지 반드시 찾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독립운동 미서훈자 발굴사업이 올해 2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발굴사업은 의향 전남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희생하신 분들의 명예를 하루 빨리 회복해 드리자는 의미로 시작하였다. 더군다나 독립유공자의 유족분들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어 마음이 더 바쁘다.

전남도는 10개월에 걸쳐 판결문, 수형인 명부, 각종 독립운동 문헌과 현지 조사를 통해서 지난 7월 초에 3·1운동과 관련된 독립유공 미서훈자 80명을 발굴하여 국가보훈처에 서훈을 신청하였다. 그동안 3·1운동과 관련하여 서훈을 받은 유공자가 267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서훈 신청을 한 인원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나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당초 발굴한 유공자가 128명이었지만 증거자료가 부족하여 금번 서훈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전남도는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를 찾고 보완하여 추가 서훈을 신청할 계획이다.

독립유공자 적극 발굴 나서

아울러, 전남도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말의병(1895년)에서부터 독립이 된 그 날까지 전 기간에 걸쳐 독립유공 미서훈자 발굴을 금년 9월부터 내년 연말까지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한말의병 발굴에 중점을 두고 도내 22개 시·군의 전체 마을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말의병에 대한 관련 자료가 부족하고 도내 전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가 필수인 점을 고려한다면 발굴에서부터 서훈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 연말이 되면 걱정과는 달리 크나큰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2018년 국가보훈처의 ‘한말 호남의병 순국자 및 참여자 실태조사 연구 자료’에 의하면 서훈을 받지 못한 호남의병이 약 1,700명에 육박하고 그중 전남의 경우 964명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 바가 있다.

‘의향 전남’, 의로운 고장인 우리 전남의 희생과 헌신이 결코 외면되고 더 이상 당연시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하루 빨리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드려야 될 것이다. 전남도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독립 유공자를 적극 발굴해 나가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온갖 고초와 역경을 마다하지 않으신 선조들의 후손인 자랑스러운 우리 전남 도민들은 ‘의향 전남’인으로서 항상 가슴에 깊이 새기고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