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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 잠들지 않는 도시

2022. 08.10. 16:58:42

<전매광장> 잠들지 않는 도시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참 뜨거운 여름입니다. 모든 걸 태워버릴 듯 쏟아지는 햇볕, 숨 막히는 열기와 습도.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일의 효율은 떨어집니다. 어딘가로 탈출하고 싶은 더위입니다.

광주광역시가 발행하는 이번 달 ‘광주 속삭임’을 보니 광주 도심 피서지 몇 곳을 소개했습니다. 1. 숲과 물이 어우러진 도심 피서지 광주 시민의 숲, 2. 영산강 따라 힐링하기 좋은 곳 승촌보 캠핑장, 3. 젊음이 가득한 도심 휴식 명소 ACC하늘마당, 4, 야간 도심 산책하기 좋은 수완호수공원, 5, 자연이 만든 명품 쉼터 무등산 원효계곡, 6. 온종일 여름나기 좋은 패밀리랜드와 자동차극장 등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시민의 숲은 광산구의 아파트들이 둘러싼 숲 한 가운데 야외 수영장이 있는 피서지랍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야영이나 자동차 캠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다른 곳들도 많이 알려진 곳이고, 다들 가 볼 만합니다.

전국 젊은이 열광한 야간행사

지난 달 말 사흘 휴가를 받아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바닷바람 맞으며 사람 구경하고, 해변에서 음식 시켜 먹고 돌아오는 간단한 여정이었습니다. 광안리 바닷가에서 찬 커피를 들고 사진도 찍고 밤길 산책도 하는 데 늦은 시간까지 시민, 관광객이 적지 않습니다. 산책 중 길 건너 도로 가에 눈에 띄는 특이한 플래카드. ‘부산 나이트 레이스’기간 도로 통제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나이트 레이스? 재밌겠는데?’ 곧바로 검색해봤습니다. 행사의 시작은 토요일 오후 6시, 아이돌 그룹 혹은 댄싱팀의 공연이 2시간 동안 밤을 달구고, 레이스 시작은 밤 9시30분. 광안리 해수욕장 앞 도로를 따라 광안대교 등 몇 군데 지점을 지나는 총 길이 7km 구간을 달리거나 걷는, 야간 축제입니다. 몇 년째 지방의 방송사가 주최해왔다는 이 행사는 부산 뿐아니라 전국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킨다고 합니다.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라면 특히 그러리라 짐작됩니다. 낯선 곳에 찾아와 들뜬 맘에 쉬 잠들지 못하는 관광객, 그들을 맞이하느라 잠 못드는 시민들까지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면 최고의 야간 관광도시일 것입니다. 부산 광안리는 물론이고 전국이 야경 관광 볼거리, 즐길거리 만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익산 보석박물관이 놀이시설을 야간에도 열겠다고 합니다. 이미 유명 관광지인 서귀포는 세연교 음악분수에 야간 LED조명을 설치해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영종국제도시 씨사이드파크의 자연에 최첨단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빛의 도시 인천’을 실현하기 위한 야간경관 관광명소화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광주광역시도 최근 열린 내나라여행박람회에 미디어아트창의벨트 하이라이트로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옛 전남도청을 민주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재탄생시킨 ‘빛의 집’, 야간 테마파크로 변신한 금남로 공원의 ‘금남나비정원’ 등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를 상영했다고 합니다.

첨단기술 융합 미디어아트

광주 동구는 광주 야간 관광의 중요 거점들을 갖고 있는 만큼 활용도가 높아 보입니다. 금남로 공원의 나비정원과 민주광장 빛의 분수대는 주말마다 화려한 빛으로 지나는 시민들의 시각을 끌어모으지요, 이런 미디어아트 작품을 포함해 빛의 로드 등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콘텐츠로 도심 야간관광을 활성화시켜 보겠다는 동구청의 계획이 잘 이뤄진다면 젊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만합니다.

글을 준비하는 차에 서울에서부터 물난리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발달장애인과 그 자매, 어린아이의 죽음 소식에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폭우 속 반지하 주택에서 피하지 못해 벌어진 비극입니다. 장애인이 포함된 소식이라 더 큰 아픔과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퇴근길 맨홀에 빠져 떠내려간 사람들, 쓰러진 가로수를 세우려던 구청 직원들, 집앞 살피러 나갔다 참변을 당한 분들까지. 소중한 생명들을 잃은 너무 심한 기상재해입니다. 도시의 번잡과 더위를 피해 야경의 멋과 흥미를 찾으려던 계획은 애도와 침잠의 시간으로 대체해야 하겠습니다. 재난으로 얼룩진 도시의 밤에서는 누구도 쉬 잠들 수 없겠지요. 모든 불행과 불의의 사고에, 그리고 피해 유족들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무너진 일상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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