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 ‘자치구 명칭 변경’ 주민 수용성 살피는가



광주시는 현재 자치구 명칭 변경과 행정구역 개편 실무전담팀(TF)를 통해 방위명으로 지어진 각 자치구의 이름을 변경하는 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존 방위명에 따르는 자치구의 명칭이 일제시대의 잔재란 인식이 강해 시대적 흐름에 맞는 ‘예쁜 이름’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광주시는 그간 자치구 경계조정 등 행정구역 개편 관련 논의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자치구 명칭 변경안이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자치구 간 경계조정은 정치권과 주민이해 충돌이 얽혀 진전이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로, 이에 TF는 자치구 명칭 변경과 함께 인구와 재정, 생활 인프라 등을 고려해 행정구역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치구 명칭 변경과 관련해 인천 미추홀구가 상징적 예로 거론된다. 미추홀구는 인천 중부에 위치한 자치구로 인천의 옛 이름을 본떠 붙여진 이름이다. 인천시가 2015년 12월 명칭 변경을 추진한 이후 주민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2018년 7월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추홀구는 처음부터 주민들의 동의를 얻은 게 아니다. 첫 설문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으나 6개월 안팎의 주민 설득 끝에 찬성이 많아져 확정됐다. 이는 주민들의 수용성이 최대 관건임을 확인케 한다. 예쁜 이름과 지역 특색을 담은 명칭도 좋지만 오랜 세월 지역민에게 사용됐고, 새 주소와 같이 잘 피부에 와 닿지 않은 명칭 때문에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자치구의 이름이 새롭게 바뀐다고 하더라도 이와 연동돼 바뀌는 공공기관 명칭, 도로 표지만, 전산시스템 구축 등과 관련한 노력과 비용이 연쇄적으로 필요하다. 광주시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자치구 명칭 변경은 한 곳이 아닌 다섯 곳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민 이해도와 설득, 관련 예산이 엄청나게 소요될 수밖에 없음은 불문가지다. 지역 정체성을 살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정적인 작업이고 노력이지만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다각도로 검토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