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열린 ‘2023 굿 바이전 인 서울전’의 국회사무처 기습 철거를 놓고 시끄럽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에서 주최한 이번 전시는 3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정치 풍자 작품 80여 점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고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사무총장이 회의실 및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규를 제시하며 전시물을 철거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에서 내세운 철거 규정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모든 작품이 철거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의견을 놓고 거세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해 고등학생이 그린 만화 ‘윤석열차’를 금상으로 선정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내렸고, 행정안전부는 부마 민주항쟁 국가 기념식 공연에 출연 예정이었던 가수 이랑의 곡 ‘늑대가 나타났다’의 가사를 문제 삼기도 했다.

예술의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반복되자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되살아날 것에 대한 예술인들의 불안감도 크다.

최근 박향미 작가는 광주 한 갤러리에서 진행하던 정치 풍자전 ‘세상이 이상해’의 전시 장소를 변경했다. 기존 전시를 열었던 갤러리 공간을 특정 프랜차이즈에서 운영하는 만큼 피해를 끼칠 것에 대한 우려감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SNS에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에 있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글의 문구를 곱씹으면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꽤 중요시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취임 일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 속에 윤 대통령의 ‘표현의 자유’의 기준은 달라진 듯하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엄격한 잣대를 가져다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풍자는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있어왔다. 이유없는 비판은 없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행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당장의 달콤한 소리만을 쫓을 것이 아니라 쓴 소리에 주목하며 바로잡아간다면 좋은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이나라 문화체육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