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분쟁 확산, 미국 대선 등 대외여건 변화, 주요국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체감경기가 2분기 연속 하락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광주지역 13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4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전분기(97)보다 3p 하락한 94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BSI는 수치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4분기에 특히 우려되는 대내외리스크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내수소비 위축(69.2%)을 꼽았다. 이외에도 유가·원자재가 상승(37.7%), 고금리 등 재정부담(29.2%), 수출국 경기침체(25.4%), 환율 변동성 확대(23.1%), (기업부담법안 등) 국내 정책 이슈(11.5%) 등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71) 또한 지난 분기보다 29p 하락하면서 기준치를 크게 하회했는데, 이 역시 대내외 경기 부진 및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생산·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영항목별로는 4분기 매출액(96→101)은 국내외 수요 회복 기대감 등으로 지난 분기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미약한 경기 회복세 가운데 원자재가격 및 에너지비용 상승,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88→90), 설비투자(101→95), 자금사정(83→75) 모두 기준치를 상회하지 못했다.

3분기 실적은 매출액(103→75), 영업이익(94→63), 자금사정(82→61) 모두 전분기보다 크게 하락했는데, 응답 업체들의 63.8%는 금년도 영업이익이 ‘올해 초 계획한 목표 대비 미달될 것’이라고 답했다.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은 24.6%,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은 11.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제품·통신, 식음료는 전분기보다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자동차·부품, 기계·장비, 철강·금속, 화학·고무·플라스틱은 전분기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유리·시멘트는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제품·통신(125→104)은 내수 위축과 에어컨, 냉장고 등 계절가전 비수기 진입 등으로 체감경기지수가 하락했으나, 수출 호조세 지속 및 연말시즌 민간소비 증가 기대감 등으로 여전히 기준치를 상회했다.

식음료(75→143)는 집밥 트렌드 확산, K-Food 인기 등에 따른 국내외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체감지수가 대폭 상승했다.

자동차·부품(78→81)은 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둔화와 구매심리 위축으로, 철강·금속(61→83)은 판매단가 하락 및 중국발 저가공급 확대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면서 체감경기가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했다.

기계·장비(118→89), 화학·고무·플라스틱(111→82)은 기저효과 등으로 기준치를 웃돌았던 지난 분기를 뒤로하고 전방산업 업황 부진 및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 등으로 다음 분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유리·시멘트(60→100)는 하반기 설비투자 확대 및 건설업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 수요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국내외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는데다 유가·환율 변동 등에 따른 경영리스크 또한 증가하면서 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수 및 투자수요 회복을 위한 경기부양책 마련과 더불어 대외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다각적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