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식을 하고 나니 이제야 프로에 간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화정초-무등중-광주일고를 거쳐 동강대와 원광대에서 프로야구 선수를 향한 꿈을 이어온 광주 출신 정영웅(25)이 네 번째 도전에서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정영웅은 이달 초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9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고 지난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신인선수 입단식에 참석, 홈팬들에게 첫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올해 느낌이 좋았고, 야구를 못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드래프트에서 약간 기대감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생각했던 순위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았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신고선수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제 이름이 불렸다”고 지명 당시를 돌아봤다.

정영웅은 지명 이후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SNS와 언론대응 교육을 받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내달 중순 팀에 합류해 본격적인 프로선수로의 길을 걷게 될 예정이다.

정영웅에게 이번 드래프트는 네번째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고교와 대학 졸업하던 해 세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세 번째 드래프트가 끝난 뒤 유급을 신청하고 입대했다. 군복무중에는 부대의 허락을 얻어 배트와 글러브를 가지고 들어가 훈련했다. 제대 후 복학하면서 마음을 굳게 다잡았고 매 경기 온 힘을 다했다.

정영웅은 171㎝로 키가 크지 않지만 공수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낸다.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용규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로 대학 시절 팀의 1번 타자를 도맡았고 뛰어난 선구안으로 출루율을 높여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또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외야 수비를 책임졌다.

그 결과 올해 대학야구 U리그에서 주목을 받았다. 9경기에서 4할 타율(25타수 10안타)을 기록했다. 10안타 중 2개는 3루타였다.

정영웅은 7타점, 6득점, 6도루, 7볼넷, OPS 1.105(출루율 0.545+장타율 0.560) 등 고른 활약을 펼치며 원광대의 왕중왕전 진출을 견인했다. 지난 6월 대전에서 열린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 뽑히기도 했다.

이번에 지명을 받은 kt에서도 대학리그를 통해 정영웅의 야구센스와 실력을 눈여겨보며 지명대상으로 리스트에 올렸고, 드래프트 순번이 맞지 않을 경우 육성선수로 계약하려는 계획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웅은 대학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가 모두 끝났지만 다음 달 팀 합류를 위해 학교에서 개인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모든 프로선수의 첫 목표이기도 한 1군 진입을 위해서다.

정영웅은 “프로 지명을 받았지만 이제 진짜 시작이다”면서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하면서 마음을 굳게 먹고 준비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준비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프로는 정말 잘하는 사람들만 있는 곳이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살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잘하는 선수들은 강백호, 김도영 등 일부다. 대부분은 육성기간과 군 복무 시기를 거쳐 20대 중반부터 실력을 발휘한다”면서 “프로에서의 경험은 부족하지만 군 복무도 마쳤고 마음가짐도 남들과 다른 만큼 더 많이 더 빨리 배워서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영웅의 1차 목표는 내년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는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하더라도 2군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내년에는 1군에 꼭 가고 싶다. 붙박이는 아니더라도 1군을 오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교 시절부터 이름 때문에 팀 내에서 ‘히어로’라고 불렸다. kt의 ‘히어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