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해와 내년도 지방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특화산업 육성 국비 예산이 예년보다 절반 이하로 대폭 줄어든데다 지역혁신 선도기업 육성 예산도 극히 미흡했다. 지방 중소기업이 살아야 중소기업의 풀뿌리 경제도 살아날 터인데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이같은 지방 중소기업 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지방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명제에 역행하는 것이나 다름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 김원이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올해 지역특화 산업육성 국비 예산이 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89억원의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며 2020년 1,050억원, 2021년 1,203억원, 2022년 1,132억원 등과 비교해도 턱없이 줄었다. 지역특화 산업육성 사업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유망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명목이다. 따라서 지방 중소기업 연구개발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내년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지역혁신 선도기업 육성' 국비 예산 역시 216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로 끝나는 기존 사업 예산 92억과 합해도 308억원에 불과, 1,000억원대 규모였던 예산의 30%에 불과했다. 대폭 삭감된 예산으로 인해 지방 중소기업 R&D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음은 당연하다. 실제 중기부가 제출한 'R&D 과제 포기 현황'을 보면 2020년 23건, 2023년 57건이었던 과제 포기 건수가 올들어 8월 현재까지 175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니 놀랍다.

연구개발비가 줄어 과제를 포기한다는 것은 지방 중기의 연구개발 위축으로 이어져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이같은 지방 중소기업 R&D 예산 축소가 지난해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R&D의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지시 이후 나온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따라서 해당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되살려 첨단분야를 선도할 기술력 있는 지역 중소기업을 육성토록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