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예쁜 딸아



곽의영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

너의 이름 아래엔

행운의 날개가 펄럭인다



웃어서 저절로 얻어진

공주 천사라는 별명처럼

암 너는 천사로 세상에 온 내 딸



빗물 촉촉이 내려

토사 속에서

연둣빛 싹이 트는 봄처럼 너는 곱다



예쁜 나이, 예쁜 딸아

늘 그렇게 곱게 한 송이 꽃으로

시간을 꽁꽁 묶어 매고 살아라



너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기쁨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함박꽃 같은 내 딸아







올해 수능필적문구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를 발췌한 곽의영 시인의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를 읽고 올려본다. 시적 화자인 젊은 아빠가 극진히 사랑하는 딸의 이미지를 여러 모습으로 형상화 했다.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를 언어학자 소쉬르가 말하는 “기호는 기표와 기의의 결합체”라는 이론에 잠깐 비춰볼 때 화자의 딸‘이름’은 기호이다. 여기에서 나눠지는 기표는 딸의 이름(ㅇㅇㅇ)이며 이 발음 속에는 그 존재에 대한 실체가 없고 딸의 존재와 의미는 기의에 있다. 즉 기의 안에 들어 있는 화자의 딸은 내용과 의미로써 아빠에게만 있는 유일한 사랑의 대상이다. 아빠는 마치 유리그릇이 깨질 까봐 조심하듯 딸의 존재를 담고 있는 이름(기표)을 소중히 여긴다. 딸에게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아빠 마음이 “너의 이름 아래엔/ 행운의 날개가 펄럭인다”에 반영돼있다.

화자의 딸은 아빠에게 “공주 천사”이고 “연둣빛 싹이 트는 봄”이고 “함박꽃”이다.

화자는 “공주 천사”의 시어로 지상에서 최고 귀함과 천상의 착하고 깨끗함을 담은 최고한 딸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연둣빛 봄 같은 딸”이 자라는 곳은 “촉촉한 토사”인데 이는 어린 딸에게 최상의 환경을 마련해 준 아빠 사랑이 느껴진다.

또한 아빠의 응원이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에 가득 들어있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할 때 행복하다고 하는데 자녀가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부모는 더없이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이 시를 읽는 독자들도 극진한 부모 사랑을 회상하며 마음이 뜨거워질 것 같다. 이 나라 자녀인 모든 청소년들이 사랑과 존귀함을 한껏 받으며 전 세계를 향해 꿈을 펼쳐 나가기를 바래본다.

시인·전남매일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