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호 ‘준엄한 심판’…국힘, 광주·전남 완패
정치

계엄 비호 ‘준엄한 심판’…국힘, 광주·전남 완패

평균 8.28% 두 자릿수 붕괴
봉선동·광양 금호동 등 급락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 첫 날인 지난달 29일 광주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 마련된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12·3 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호한 국민의힘에게 철퇴를 내렸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득표율은 지난 제20대 대선에 출마한 윤 전 대통령 득표율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 집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광주에서 8.02%, 전남에서 8.54%를 얻는 데 그쳤다.

20대 대선에서 당선된 윤 전 대통령이 얻은 광주 12.72%, 전남 11.44%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의 광주·전남 득표율은 대통령 직선제 이후 보수 정당 후보로는 역대 최고치였다.

역대 대선으로 볼때 김문수 후보는 보수 정당 후보로는 광주는 두 번째, 전남은 세 번째 득표율을 기록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얻은 광주 7.76% 보다 앞섰고, 전남 10%보다는 낮았다.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은 광주 1.55%, 전남 2.45%에 그쳤다.

진보 진영의 텃밭임에도 유독 보수 표심이 강했던 광주 남구 봉선동과 광양시 유권자들의 민심 이반도 두드러졌다.

김문수 후보는 봉선2동 5개 투표소에서 13.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기록한 21.87%보다 8.49%p 하락한 수치다.

지난 대선에서 전남 22개 시군 중 국민의 힘에 많은 표를 줬던 광양 금호동 득표율(28.14%)도 이번 대선에서 21.29%로 6.85%p 하락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비상 계엄, 대통령 탄핵, 내란 종식, 정권 교체 여론이 결집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민주당 견제 세력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고 호남 2당의 위치를 굳힐 계획이었으나 지역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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