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화재’ 해결 과제 산적…현장수습도 장기화 우려
사회

‘금타 화재’ 해결 과제 산적…현장수습도 장기화 우려

사측, 오븐 내 이물질 발화 추정
불난 2공장 철거작업 진행률 5%
생산직 근로자 재배치 결정 일러
2700명 주민 피해보상 절차 돌입

22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수습당국이 중장비를 이용해 불이 난 건물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사흘 만에 완전히 진화됐지만, 화재 원인규명과 노동자 고용 대책 등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불이 난 건물의 해체 작업률은 5%로, 구조물 손상 등으로 인한 붕괴 위험에 손실 규모와 화재 원인 파악을 위한 현장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기와 분진 등으로 인한 주민 피해 신고가 수천건에 이르는 만큼 보상 범위를 둘러싼 분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22일 오전 공장 민원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지난 17일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타이어 원료인 생고무를 가열하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산업용 전자레인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사측은 당시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는 고무에 포함된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 발화된 것으로 추정했고, 타이어를 생산하는 7개 공정 중 정련, 압연, 압출, 재단 등 4개 공정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화재 당시 공장에는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불이 난 정련 공장에서는 34명이 근무 중이었다.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이산화탄소 소화 설비가 자동 분사됐고, 이후에도 수동으로 한 번 더 분사됐는데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공장 내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가득해지자 방제센터에서는 3번의 대피 방송을 했고, 부상을 입은 직원은 척추 손상으로 인해 지역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벽체를 잘라내는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기와 분진가루 날림 등을 제거하기 위해 방수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펌프차, 굴삭기, 물탱크차 등 장비 6대와 인원 20여명이 투입됐고, 2공장 중간 지점에 위치한 3면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2공장 철거 작업 진행률은 약 5%로,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구간을 제외하고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화재 현장 수습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타이어를 생산하는 첫 단계인 정련 공정 설비 대부분이 소실된 만큼 사측은 “공장 가동 시점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건물 철거 작업으로 공장 내부 진입이 불가능해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유급 형태로 자택에서 대기 중인 생산직 근로자들의 전보·희망퇴직 등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측은 “공장 가동 시점의 경우 현재로서는 파악하기가 어렵고, 희망퇴직 등은 아직 검토된 건 없다”며 “현장 수습이 마무리된 후 노사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며, 납품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로 인한 주민 피해 보상 절차는 이날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당초 접수 마감일인 오는 28일 이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주민 피해 회복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3일간 접수된 피해 신고 중 인적피해를 호소한 2,700여명에 대한 보상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보험사 측은 23일부터 피해신고 주민들에게 순차적으로 전화를 걸어 보상 절차에 필요한 관련 서류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가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상 한도는 5,000억원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당초 지난 19일부터 10일간 주민 피해 접수를 받고 나서 보상 절차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그러면 시간이 너무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며 “불의의 사고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최대한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산구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광산구에 접수된 화재 현장 인근 주민의 피해는 5,700건으로 집계됐다.

주민 피해 조사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며, 광산구는 금호타이어와 송정보건지소 1층에 공동 접수처를 설치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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