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최종합의 종용한 사측 규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최종 합의를 종용하는 제주항공을 규탄하고 나섰다.

유가족들은 지난 23일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항공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어떠한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없이 179명의 억울한 죽음이 묻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상규명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제주항공은 유가족에게 최종합의를 하자며 등기를 보내왔고, 그 이유에 대해서 ‘실수’라고 했다”면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를 고용한 제주항공이 과연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주항공의 사고기는 김포공항과 무안공항에 방치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증거보존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유족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은 사고 비행기의 부품 교체 인증서, 정비 이력, ‘조류 충돌 대비 훈련’을 샅샅이 공개해 국민 안전을 보장해야한다”며 “제주항공 참사의 조사 결과가 명확히 나오지 않을 경우 복잡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유가족들은 “제주항공 참사는 예견된 참사로 둔덕, 기체 결함, 제주항공의 과실, 공항 운영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진실규명의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유가족을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유가족 서명운동에는 지난 23일까지 2만 6,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