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5월 전남 광주시와 화순군을 이어주던 옛 너릿재 터널(전남도 5·18사적지 화순-2호)에 어둠이 내리자 차량들이 숨가쁘게 오가며 붉은 피를 토하듯 긴 궤적을 남기고 있다. 너릿재는 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고, 항쟁에 동참할 사람들과 줄을 이은 피난민들의 행렬을 지켜본 역사의 증인이다. 신군부에 맞서 외롭게 투쟁하던 광주에 새로운 희망과 출구 역할을 했던 옛 너릿재 터널처럼 올해 45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이 민주, 평화, 인권의 대동세상을 여는 희망의 출구가 돼 오월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고 세계로 뻗어가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태규 기자 |
우리는 또 보았다. 그 엄혹함에 굴하지 않았던 강렬한 외침과 반짝이던 빛의 연대를.
그리고 우리는 확인했다. 시린 바람, 서슬 퍼런 총구에도 꺾이지 않았던 그 드높은 함성과 형형색색 뒤로 소멸해 가는 저열한 정권의 몰락을.
그리고 우리는 다시 생각한다. 광화문과 국회의사당, 제주에서 강원까지, 그 거리와 광장을 메웠던 124일의 여정이, 80년 5월 광주의 거리와 광장을 채웠던 나눔, 그 연대와 다르지 않음을.
45년 전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민주화의 씨앗을 뿌렸던 광주. 광주의 씨앗을 자양분 삼아 비상계엄과 내란 세력의 야만에 맞서 진일보한 민주주의를 염원했던 2025년의 외침과 반짝임.
그렇게 우리는 다시 희망한다. 45년의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그 씨앗과 그 외침, 그 반짝임이 더 새로운 대한민국, 더 빛나는 민주주의의 토양이기를.
정근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