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공약 ‘해남 데이터센터 구축’ 공방 확산
탑뉴스

이재명 대선 공약 ‘해남 데이터센터 구축’ 공방 확산

이준석 “부산 최적지” 주장에
이재명 TV토론서 “충분히 가능”
김영록 지사 “이해도 부족” 참전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남에 재생에너지 기반 세계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둔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최적지’ 설전에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 TV토론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가세,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19일 전남도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최근 ‘해남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원’을 전남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앞서 전남도와 해남군, 미국 투자그룹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SFR) 자회사인 퍼힐스(FIR HILLS), 국내 최대 기업도시인 ‘솔라시도’ 시행사 간 체결한 15조원 규모의 4자 투자협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재생에너지 기반 개발사업으로 자금은 빅테크와 투자사의 펀드레이징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준석 후보는 지난 16일 공약 설명자료에서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제철소와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지식정보화시대의 제철소-고속도로는 데이터센터”라며 “물, 전기, 케이블 등 3대 요소를 다 갖춘 부산이 최적지다”고 밝혔다.

원전과 가까워 전력자립률이 200%가 넘고 데이터수요가 높은 일본과 가깝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해남에는 해저케이블이 들어가지 않는다.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아예 없는 망상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첫 TV토론회에서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은 이미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이 표준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기저전력을 병행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술발전과 분산형 전원구조를 전제로 한 새로운 산업전략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대규모 투자협약을 이끌었던 김영록 전남지사가 참전했다.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후보의 주장은) 전력계통에 대한 이해도 부족에서 비롯됐고 재생에너지를 문제 삼는 것도 합리적 에너지믹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또 “해남에 5GW의 태양광 발전원을 준비 중으로 전국 유일하게 한전공급 단가 이하로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전력공급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AI데이터센터의 이상적인 에너지믹스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원전 등을 보완적으로 활용함이 타당하다”며 “해남은 당장 착공 가능한 100만평 이상의 부지와 용수시설, 통신케이블 등의 적기 공급 가능해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장소다”고 거듭 역설했다.

TV토론회에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을 지적하며 이재명 비판에 가세했고, 이재명 후보는 ‘원전 안전’을 담보로 AI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원전 등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에너지믹스에 방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이준석 후보 사이에서 때아닌 ‘친중론 공방’까지 빚어졌다.

SNS도 달궈졌다. 한 전문가는 네덜란드를 예로 들며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함에도 재생에너지, 특히 풍력을 활용해 전기를 일으키고 이를 소위 ‘전기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과 과학’의 한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을 펴면 전기료는 2배 이상 상승하고 제조업은 비싼 전기료로 원가 상승 탓에 초토화될 것”이라며 김 후보의 원자로 증설을 옹호했다.
정근산 기자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