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살해한 40대 가장, 아내와 범행계획 정확 포착
사회

처자식 살해한 40대 가장, 아내와 범행계획 정확 포착

진도항에서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일가족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함께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8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처자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지모씨(49)는 아내 김모씨(49), 고등학생인 두 아들과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출발해 무안 펜션에서 하루 숙박했다. 지씨 부부는 다음날인 31일 오후 10시 30분께 목포 한 공원 주차장에 도착, 두 아들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먹인 뒤 진도항으로 출발했다.

앞서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은 지난달 26일 담임교사에게 SNS 메신저를 통해 교외 체험학습(5월 30일)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항에 도착한 지씨 부부는 이달 1일 오전 1시 12분께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대화 내용을 토대로 추락 직전 아내가 살아있었고 두 사람이 함께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씨 부부는 범행 나흘 전 자택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를 넣을 음료를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운전석과 조수석 창문은 열려있는 상태였고, 지씨는 바다에 가라앉은 차에서 혼자 빠져나와 육지까지 헤엄쳐 나왔다.

40여분 뒤인 오전 1시 53분께 30여분 뒤에 지씨가 서망항 쪽 도로로 올라와 공용화장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후 지씨는 인근 야산에서 노숙한 뒤 2일 오후 3시 38분께 근처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형에게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형은 지인 A씨에게 대신 차편을 부탁했고, 지씨는 오후 6시 18분께 진도에서 광주로 도주했다가 범행 44시간 만에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체포됐다.

지씨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철근 배근 근로자로 1억 6,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그는 경찰에 “다액의 채무 등으로 힘들어서 아내가 정신과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아내와 두 아들에게 막인 후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내가 추락 전까지 생존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시신 부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아내의 공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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