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필요한 시민 누구나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산형 통합돌봄’이 호평을 받고 있다.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망을 구축해 시민 누구나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광산구의 목표다.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은 존엄한 삶을 돌보는 차원의 ‘통합돌봄’은 100세 시대 존엄한 삶을 위한 설계를 목표로 범위를 확장하는 중이다.

25일 광산구에 따르면 광산형 통합돌봄은 광주+7대 돌봄(일생생활지원, 식사, 동행, 건강, 안전, 주거편의, 일시보호)과 광산구 특화사업(휴블런스, 방문구강·간호지원, 영구임대틈새돌봄, 건강관리소)을 기본체계로 한다. 돌봄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계획도 세웠다. 의무방문을 통해 돌봄의 공공책임을 강화, 행정이 서비스를 계획하고 서비스를 연계하는 돌봄 협력체계다.

◇단계별 통합돌봄 확대 추진=광산구는 단계별로 통합돌봄 확대를 추진해 왔다. 2019년 전국 최초 영구임대아파트 생활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해 고령 비율 및 1인 가구 비율이 높고, 고립감과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2020년에는 돌봄, 주거, 일자리, 의료, 공동체 등 시민 삶 전반을 아우르는 복지 대책을 마련했다. 2021년에는 광주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례 제정, 입주민 중 관계 단절로 우울증을 앓거나 은둔형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마을활동 참여를 돕는 사회활동 촉진수당을 신설했다. 보건·의료와 돌봄·복지의 민관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민관협력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도 설립했다. 또한 취약계층 의료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마을건강센터를 운영하고 마을형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구축하는 등 돌봄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마을공동체의 안착을 위해 노력했다.

◇돌봄의 사회화 민·관 협력 상생 모델=광산구의 통합돌봄은 기존 의료·돌봄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되,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 행정에서 놓치는 사각지대 틈새돌봄을 제공한다.

지난해 6월에는 동강대학교와 청춘월담(越談) 업무협약을 체결, 대학생이 통합돌봄 현장에 직접 참여해 새로운 시각으로 복지정책에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는 등 지역사회 밀착형 위기 발굴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호남대 간호학과 학생들과도 협약을 맺어 재가 의료급여대상자의 지역사회 성공적 정착 지원 및 건강관계망 형성을 위해 건강 산책, 자연 보호 활동 등을 함께하며 건강관계망도 구축하고 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와도 종교단체 네트워크를 구성, 위기 발굴 안전망 구축에 힘을 보탰다.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우산권역 중심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에게 의사-간호사-작업치료사-치위생사-사회복지사 등이 의료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직접 방문 진료, 방문 재활, 영양지원 서비스 등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마을건강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건강약자의 병원이나 약국 이용 등 모든 과정을 동행해 케어하는 휴블런스 사업도 운영중이다.

박병규 구청장과 공직자들이 지난 3월 ‘광주+ 광산형 통합돌봄’ 1호 시민을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생계 문제로 치료를 못 받던 이 시민에게 광산구는 가사 지원, 병원 동행을 제공했다. /광산구 제공

◇통합돌봄으로 생긴 변화=우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54)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뇌병변장애인 1인가구로 1998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난 2022년 11월 케어안심주택 제공과 병원동행 휴블런스 연계를 통해 사회와 마주 서게 됐다. 지난해 광산형 통합돌봄 식사 지원, 일상생활지원, 방문진료 서비스까지 연계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첨단1동에 거주하는 박모씨(71)는 중국 국적이지만 고향을 찾아 한국으로 온 경우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공적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70세가 넘은 남편은 치매 상태이고, 남편을 혼자 둘 수 없는 박씨는 일을 할 수 없어 병원비며 월세가 밀리는 등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이 노부부 역시 광산형 통합돌봄을 통해 일상생활지원과 식사지원, 자립을 위해 자격증 수강료 지원, 민간 연계를 통한 안부 살핌 및 정서적 지원 등을 받게 되면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존엄한 삶 100세 시대 설계 제시=광산구는 2023년에만 광산형 통합돌봄을 통해 1,898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령화가 근본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선제 대응을 위해 ‘100세 시대, 커뮤니티 헬스케어’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헬스케어’는 가족과 이웃이 있는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 안에서 마지막까지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의료-돌봄이 연계된 보편적 통합돌봄 시스템을 구축해 상생을 기반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촘촘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광산구의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9월에는 (재)광주테크노파크 주관 ‘2023 라이프로그 건강관리서비스 운영’사업에 선정돼 총 3년간 8억원으로 최첨단 AI 관리 장비를 활용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광산구만의 사회적처방 네트워크를 구성해 건강활동가를 양성하고,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에게 의약품만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황과 문제에 따라 상담가,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연계한 복합적인 치료를 제공해 지속적인 자가건강관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고령화 사회문제가 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과 이후 발생된 문제점까지 숙의하고 있다”면서 “기존돌봄을 기본으로 하되,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 광산구 전역으로 확장한 광산형 통합돌봄 추진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광산 시민이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은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예방적 돌봄의 설계도를 제시, 사회의 약자가 양극화와 불평등에 영향받지 않고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