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차담 형식의 영수회담을 약 2시간 15분 동안 진행했다. 이날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의료개혁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국정 현안 타개를 위한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다. 특별한 ‘성과 없는’ 형식적 수준의 떠밀려 주고받는 영수회담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양측이 총론적으로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하지만 별도의 합의문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도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이날 회담에서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정책적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다만 민생문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선할 것인지 등 해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야당 간 정책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특별법과 관련, 법리적 문제가 해소되면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며 “사건 조사나 재발방지책,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 공감하지만, 국회 제출법안을 보면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청구권을 갖는 것은 법리 문제가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재논의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양측은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 있고, 또 여당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어서 어떤 형식이든 계속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회담 직후 이 대표가 ‘답답하고 아쉬웠지만,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에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