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지역에서 중개소를 통하지 않고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집을 사고 파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중개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싶은 실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허위 매물과 사기 피해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아파트, 연립, 오피스텔 등 주택 거래 건수는 1만 6,202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부동산 중개소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는 2,940건(18.1%)에 달했다.

직거래는 매매 과정에서 공인중개사 없이 매도인-매수인을 통해 거래되는 방식이다.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요인으로는 부동산 거래 침체와 중개수수료 절감을 들 수 있다.

특히 전·월세 등 집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중개 수수료라도 줄이자는 심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부동산 직거래는 특수 관계인 간 증여성 거래인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앱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직거래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부동산 중고거래 앱에 들어가보니 광주지역을 대상으로 한 매매와 전·월세 등 5,000여개의 매물이 올라와 있었다.

상당수의 게시글에는 법정 최대 중개 수수료와 부가가치세 등을 아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직거래는 매수인들이 허위 매물과 사기 피해에 노출될 위험이 높고 계약 과정에서도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우선 매수인은 스스로 등기 사항 증명과 소유권, 신탁, 가압류 여부, 근저당권 설정 채권액 등을 확인해야 한다.

금액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경우 부동산 관련 전문 지식이 없으면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다 되레 더 큰 리스크를 질 수 있다.

최근 3년간(2021~2024년 3월) 광주 5개 자치구가 적발한 실거래 신고 위반 과태료 부과 건수는 1,246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허위 매물 등 부동산 표시광고 위반으로 290건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부 직거래를 했던 민원인들이 30일 이내 거래신고를 하지 못하고 과태료를 부과받아 몰랐다며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공인중개사 대상으로는 주기적인 교육이 있지만, 일반인들간 직거래에서 허위 매물 등을 거래 전 적발하거나 교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원확인이 불분명한 직거래에선 자칫 중개수수료 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중개 매물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인터넷에서 만난 신원이 불확실한 매도인과 부동산 거래를 할 경우 사기에 노출될 수 있을 뿐더러 중개 수수료보다 큰 금액을 지출할 수도 있다”며 “직거래를 하는 경우 시세 파악 후 가격 적정성과 안전 특약사항, 중도금 잔금, 대출 내역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안전한 중개 거래가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민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