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4주기를 맞은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을 주제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장’으로 펼쳐진다.

지난해 대국민 공동 선언식으로 시민사회와 갈등을 빚어 불참한 5·18 공법 3단체가 올해는 기념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만큼 갈등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대동 광주’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30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5·18기념행사 일정과 전야제 등을 소개했다.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을 주제로 열리는 제44주년 기념행사는 시민공모, 청소년 사업단, 청년 PM(project manager), 전국 연대 등 84개 사업이 진행된다.

전야행사는 오는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차없는 거리에서 열리며 해방광주, 오월길맞이, 민주평화대행진, 전야제로 구성됐다.

전야제는 최명진 총감독이 맡아 ‘언젠가 봄날에 우리 다시 만나리’라는 주제로 열린다.

대형무대와 LED스크린 등으로 시야가 한정된 기존 전야제와 달리 금남로 일대에 65㎝ 단상의 낮은 무대 3개를 설치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몰입형 아머비스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3개의 무대에선 각각 공연 주제에 따라 춤과 노래, 공연이 펼쳐진다.

최 감독은 이번 전야제 공연에 있어 관객들이 어느 무대를 보더라도 내용을 이해·공감해 몰입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야제 당일에는 오전 11시 시민참여난장을 시작으로 오후 5시 북동성당에서 출발하는 민주평화대행진이 열린다.

5·18 유족들을 비롯한 제주 4·3, 부마항쟁, 일제강점기 피해자, 세월호, 이태원 참사 가족들도 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가 부재로 발생한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금남로에 설치된다.

행사위는 전야제 시작 전 ‘광주선언, 2024’를 발표한다.

광주선언에는 전야행사에 참여한 광주시민과 사회적 소수·약자와 연대해 오월의 가치를 실천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선언에는 제주 4·3 항쟁, 여순항쟁, 부마항쟁, 전국민족민주열사, 세월호·이태원 등 국가폭력 피해자 및 참사 피해자, 미얀마연방공화국, 일본, 미국, 멕시코, 호주, 독일 등에서 온 다양한 연대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기념행사의 핵심과제로는 ‘미래세대로의 전승’으로 정해졌다.

이는 청년 분야 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돼 신설된 사업으로, 이중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기획사업인 청년프로젝트매니저는 공모를 통해 김꽃비 PM으로 선정됐다.

김꽃비 청년 PM은 ‘모두를 위한 오월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광장으로서의 금남로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공론장을 만들고,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사업단도 운영된다.

행사위는 지난해 2월 19일 특전사동지회와 공동 선언식을 계기로 갈등을 빚어온 5·18 공법 3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최근 5·18 3단체가 5·18 기념행사에 참석 여부를 밝힌 만큼, 간담회를 통해 행사위 가입과 일정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박미경 상임행사위원장은 “올해 기념행사는 5·18 공법 3단체와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단체에서 줄곧 요구해온 2·19대국민선언 폐기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위의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앞으로 45주년, 50주년을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광주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하는 5월 행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