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청년인구 유출 현상이 심화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자동차운전전문학원들도 수강생 감소로 인한 경영난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값비싼 학원비와 차량 유지비 등 경제적 부담에 우선순위에서 면허 취득을 미루며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심리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광주·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신규면허 취득자 수는 2021년 11만 2,760명에서 2022년 9만 6,048명, 2023년 8만 6,016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면허 취득자 감소는 운전전문학원의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신규면허 취득자 수가 감소하면서 경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2019년부터 광주·전남에선 3곳의 운전학원이 휴·폐업했다.

특히 면허학원의 주 고객층인 20대가 면허 취득을 미루는 현상이 매년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면허증 취득이 필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MZ세대로 부르는 20~30대 사이에서는 운전면허증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북구에 위치한 A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지난 2022년 3,994명의 수강생이 수료했지만, 지난해에는 3,720명으로 200여명 이상 감소했다.

또 올해 1~3월 수강생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0명 이상이 줄어 감소 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A 운전학원 관계자는 “과거엔 수능이 끝난 후부터 대학이 개강하기 전까지가 성수기로 매일 예약이 꽉 차 있을 만큼 수강생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당일에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인원이 줄었다”며 “다른 학원들의 경우는 30~40% 이상 수강생이 줄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대 청년들의 운전면허 취득이 줄어든 데에는 경제적인 부분도 한몫했다.

사회초년생이 값비싼 학원비와 차량 유지비까지 짊어지기엔 부담이 큰 것이다.

광주지역 자동차운전학원에서 면허를 취득하는데 드는 학원비는 50~60만원 수준이다.

추가로 도로 연수 비용은 시간당 5만~5만 5,000원이며, 기본 2시간 단위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특성상 수강생들은 1회에 1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또한 교통 인프라가 점점 구축되면서 면허 취득도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고 있다.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이정훈씨(27)는 “면허를 취득하긴 해야 하지만 운전학원 등록비와 차량 구입, 유지비를 생각하면 금액이 부담돼 뒤로 미루게 된다”며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차가 없어 장롱면허가 될 수 있는 점도 우선순위에서 배제한 이유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운전학원 관계자는 “광주는 현재 버스로 어디든지 다닐 수 있는데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원생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전남의 경우 운전학원 수강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에 위치한 B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지난 2019년 1,000여명의 수강생이 있었으나, 현재 300여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B 학원 관계자는 “수강생이 지속적으로 줄다 보니 강사 수도 4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며 “20대 청년층이 운전면허를 따지 않으려고 하는데 인구 유출마저 심각해지고 있고, 당장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전국자동차운전학원연합회 안주석 사무총장은 “지난 2010년 운전면허 취득 제도가 간소화되면서 60시간 교육이 13시간으로 줄다 보니 학원들은 유지비를 감당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수강료를 인상했다”며 “값비싼 학원비와 인구감소, 불경기가 맞물리다 보니 전국적으로 매달 몇 군데씩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