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돕는 지원 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미래를 구실로 역사를 포기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며 “미래를 구실로 역사를 포기한 대일 굴종 외교의 결과가 얼마나 허망하고 초라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낱낱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단체는 “일본이 ‘걸림돌’ 운운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 판에, 식민지배를 당한 피해국 대통령이 치유되지 않은 일본과의 지난날 아픈 역사를 한일 관계에 ‘걸림돌’이라고 했다”며 “윤 정권 아래에서 지난 1년간 벌어진 한일 관계 현실은 처참하다”고 말했다.

또한 “윤 정부는 윤 대통령 자신이 밝힌 대로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미래’를 사기 위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피’를 팔았다”며 “그러나 ‘미래’를 사기 위해 ‘역사’를 포기한 대가는 과연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이들은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제3자 변제’라는 해괴망측한 방식으로 피해국 한국이 일방적으로 덤터기 썼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조선인 강제동원 추도비 철거 △역사 교과서 왜곡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승소 판결 배상 이행 거부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로 돌아왔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현실이 이런데도 윤 대통령은 ‘미래, 신뢰, 협력’을 주술처럼 반복한 채 다시 한번 일본에 대한 일방적 구애를 읊조렸다”며 “윤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 2년간 대일 굴종 외교, 대일 저자세 퍼주기 외교로 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 정서와도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