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뜻깊은 시구를 하게 돼서 영광입니다. 민주영령들의 뜻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시구에 임하겠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모델 김사복씨 아들 김승필씨(65)가 오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 경기 시구자로 나서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승필씨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김만복의 모티브가 된 김사복씨의 아들이다.

KIA 홈경기 시구자로 초청된 김승필씨는 이날 마운드에 올라 민주정신을 담은 힘찬 시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승필씨는 “광주가 연고인 프로야구단 KIA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며 시구자로 나서게 돼 영광스럽다”며 “오래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 선수의 팬이었다.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시구자로 초청해 주신 KIA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에게 5·18이 갖는 의미는 ‘운명’이다. 김승필씨에 따르면 당시 호텔 세단 택시운전사였던 아버지 김사복씨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서울에서 만나 계엄군에 통제된 광주로 진입했다. 이후 힌츠페터는 계엄군의 진입과 시위하는 시민들의 모습 등을 담은 필름을 가지고 독일로 귀국해 5·18 현장 상황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김사복씨는 영화 ‘택시운전사’처럼 힌츠페터를 우연히 만난 택시운전사가 아닌, 광주행을 사전에 준비하고 두 차례나 드나드는 등 목숨을 바쳐 5·18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후 김사복씨는 1984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승필씨는 5·18 44주년을 맞은 5월 마운드에 서게 된 만큼 아버지 김사복씨의 민주정신을 되새기고, 더불어 KIA의 승리도 기원하며 시구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5·18 대동 세상을 이루고 화합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힌 김승필씨는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 민주주의, 인권, 인류의 평화를 담아 공을 던지겠다”며 “우리나라 민주화의 성지는 광주다. 옳고 그름과 정의에 관한 판단을 잘하는 지역이다. 광주가 민주화의 리더로서 우리나라의 역사 발전에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KIA도 똘똘 뭉쳐서 우승을 거둬 축복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