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2013년부터 인구의 데드크로스(death-cross)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구 절벽의 끝에 드리워진 지역소멸의 그늘은 학교 교육 현장에서 그 심각함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미 초·중·고 전체 학교 중 작은학교 비율이 47.7%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이 매년 가속 회전하고 있는 지방교육 소멸 시계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누구도 원치 않는 대재앙의 미래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필자가 대표발의한 ‘전라남도교육청 인구감소지역 교육지원 조례안’은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조례안은 전남 도내 인구감소 위기지역의 교육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교육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실효적인 교육지원을 행할 수 있는 근거를 담보하고 있다.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가 지역사회와 교육청의 협력으로 학생수를 늘려 ‘부활’에 성공 일들은 인구감소지역 교육지원 조례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공동 통학구역을 설정해 원거리 전·입학을 유연하게 하고 작은학교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특성화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학교들이 학부모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신안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연대와 협력으로 전학 세대에 획기적인 정주 여건을 조성해주는 대책을 세워 폐교 위기를 극복,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남교육의 위기 극복은 지역균형발전의 전제 조건이며, ‘전라남도교육청 인구감소지역 교육지원 조례안’은 모두가 힘써 지역교육을 살리는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인구감소지역의 교육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의 삶 속에서 배움을 얻고 지역에서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초석이다.

거듭 강조하지만‘전라남도교육청 인구감소지역 교육지원 조례안’은 교육감의 책무로써 인구감소지역 특성과 여건에 맞는 교육지원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해 학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의하거나 행정·재정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기에 향후 전남도교육청의 학령인구 감소 대응 사업을 작동하게 하는 실효적 기여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남도교육청은 교육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하고 세밀한 정책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만분다행(萬分多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교육청은 2024년 도내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5~10만원의 포인트가 지급되는 ‘전남학생교육수당’, 정주인구 유입을 통해 작은학교를 활성화시키는 ‘전남농산어촌유학’, 작은학교 교육 브랜드화를 통해 찾아오고 머무르는 학교를 만드는 ‘작은학교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등 타시도와 차별화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남도교육청의 노력에 지역사회가 함께 적극 부응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얻을 필요가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지자체 간 행정구역 경계를 넘나들며 생활과 복지의 인프라를 조성하고 교육을 통해 전남으로 생활인구가 유입되도록 실질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봄길에서‘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라고 했다.

학생의 성장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지역교육 위기 극복은 끝내 도전해야 할 목표다. 인구의 변곡점이 우리 지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장에 네거티브한 변곡점이 되도록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입학생이 없는 학교의 봄은 약동하지 않는다. 전남교육의 햇살 가득한 아름다운 봄,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 찬 교정을 그리며 전남도의회 교육의원으로서, 전남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구절벽으로 길이 끝나는 곳에서 전남교육 위기 극복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