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에는 전국 유일하게 마을마다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마을사랑채’다. 마을사랑채는 주민들의 부족한 마을자치와 복지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민선 7기 출범 이후 공약사업으로 시작됐다. 마을마다 하나씩 시작됐던 일이 이제 주민 주도로 마을 문제를 해결하고 마을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 거듭나 현재 동구 13개 전체 동에 조성되고 있다. 첫 개소는 2019년 지산2동 마을사랑채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충장동 ‘시내로 마을사랑채’가 9번째로 문을 열었다. 올해는 계림1동 ‘경양마을 마을사랑채’와 서남동이 상반기 개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산수2동이 하반기, 마지막으로 동명동이 내년 행정복합센터 준공과 함께 개소하게 된다.

꿈만 같다. 마을사랑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산수1동 마을사랑채를 조성할 시기였던 2020년 당시 복지정책과장으로 근무했던 장본인으로서 13개 동 마을사랑채가 모두 조성될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한 마을의 자치와 복지를 겸하는 작지만 명실상부한 거점 공간으로서 역사와 인문, 그리고 문화와 예술이 오랫동안 살아 숨 쉬는 도시인 광주 동구 골목마다 마을사랑채가 있다는 것은 우리 고유의 전통과 역사, 문화와 예술의 명맥을 잇는 공간이거니와, 동구 주민들에게는 정(情)이 넘치는, 살맛나게 어우러지는 공간이 문밖을 나서기만 하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은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일 것이다.

마을사랑채는 그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운영협의체와 재능기부로 봉사하는 희망나눔실천단이 존재한다. 운영협의체는 동네마다 제각각의 개성이 다른 주민들이 서로 모여 동네에서 하고 싶은 다양한 사업들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희망나눔실천단이 20~50명 내외로 참여해 그동안 수많은 사업을 실행 중이다. 음식과 요리를 할 수 있는 공유부엌과 주민들이 모여 활동하는 공간인 다목적실이 공통으로 조성돼 있으며, 그 외 동네마다 그 지역 특성에 따라 책 정원, 북카페, 미니 포토존, 추억의 전시관 등 독특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민들이 직접 찰밥이나 김치 등 음식·반찬을 만들어 서로 나누는 일은 흔한 광경이다. 가족 요리교실, 사랑채 극장, 어쩌다 공방, 가족과 함께하는 북카페 등 찾아가는 마을복지의 원형을 통해 집에만 있는 주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평일 야간과 주말·공휴일에도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소한 마을사랑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충장동 ‘시내로 마을사랑채’이다. 대인동 예술담길에 위치한 오가헌과 금호시민문화공원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데 80여 년 전에 지어진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 해 재탄생한 공간으로 대청마루, 마당 정원 등을 갖춰 한국적인 멋과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 동구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곳은 한옥 내부를 사랑방 공간인 전통 한옥 다목적실과 현대식 공유부엌으로 만들어 동·서양의 조화를 이뤘다. 앞마당 정원은 파티나 작은 결혼식 등 소규모 행사 등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렇듯이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는 의미의 불위호성(弗爲胡成)의 자세로 우리 동구가 그동안 차근차근 이뤄낸 덕분에 전국에서 유일한 마을사랑채의 성과가 빛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도 동구 곳곳마다 자리하고 있는 마을사랑채 앞에 붙는 수식어인 ‘전국 유일’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소통과 나눔의 마을공동체 복원의 거점 공간이자, 진정한 의미의 마을복지 구심 공간으로서 주민들 스스로 이를 구현해 갈 수 있도록 구 차원에서 물심양면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