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이다. 최근 광주FC가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의 ‘말 한마디’에 힘이 솟는 경험을 했다.

광주FC는 6연패 부진을 겪다 지난 1일 제주전에서 연패를 끊는데 성공했고 6일은 대전을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K리그 최고의 전술가 답게 연패중임에도 뚝심 있게 자신만의 공격축구를 밀어붙여 반등에 성공했다.

이런 광주에 숨은 원동력이 있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의 편지다.

이정효 감독은 연패 중이던 지난달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강기정 시장의 지지와 응원이 담긴 손편지였다.

강 시장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기대가 맘껏 부풀어 오른 광주FC 팬들의 간절한 승리 염원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겠다”며 “구단주인 저도 광주시민도 신뢰의 힘으로 기다릴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올 시즌 어떤 성적표를 갖더라도 감독님과 광주FC를 향한 애정은 식지 않을 것”이라며 “감독님께서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한 전략 전술을 시험하면서 묵묵히 이 시즌을 견뎌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언제나 부족한 재정과 열악한 환경임을 미안해하는 구단주가 지지를 담아 편지를 보낸다”며 “변함없는 응원으로 함께하겠다”고 갈음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찾은 강기정 시장(왼쪽)을 맞이하는 이정효 광주FC 감독/광주시 제공

강 시장은 K리그 광주FC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구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벌인다. 강 시장은 3월 2일 광주FC와 FC서울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3월 10일 강원FC, 3월 31일 대구FC, 4월 3일 인천 유나이티드, 4월 27일 수원FC 경기 등 홈경기를 관람했다. 또 4월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를 관람하는 열정을 보였다.

국내 축구 구단주가 매번 경기장을 찾는 것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1일 제주와 원정경기도 응원차 관람 계획을 세웠지만 감독과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우려가 있어 이날 경기 관람을 취소했고 6일 홈경기 역시 ‘일부러’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 시장의 편지 응원 덕분인지 광주FC는 제주전에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을 중시하는 이 감독으로서도 연패 부담에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에서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6일 대전과의 홈경기는 1골 차로 뒤져있던 스코어를 다시 뒤집는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 관중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찾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정효 광주FC 감독을 포옹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정효 감독은 “6연패하면서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이 많은 걱정을 해주시고 편지도 직접 전달해주셨다”며 “선수들이 기죽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편지 덕분에 힘이 더 났다. 선수들에게도 구단주로부터 편지가 왔다고 전달했고 함께 힘을 냈다”며 강 시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 시장은 평소에도 광주FC의 성공가도를 자랑스러워하며 이정효 감독의 성공적인 팀 운영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강 시장은 “광주FC는 성적 1등보다는 시민의 즐거움을 최우선에 두고 공격축구를 한다. 지든 이기든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이정효 감독의 분명한 목표의식이 광주FC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