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짧은 한마디는 부모에게 크나큰 혼란과 고민을 안겨준다. 학교라는 익숙한 울타리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곧 사회적 시선, 진로 문제, 그리고 경제적 부담과 같은 현실적 문제들과 마주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를 떠난 순간부터 고민이 깊어진다. '이 선택이 맞을까? 내 아이는 괜찮을까? 앞으로 무엇을 해줘야 할까?'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학교 밖 청소년을 둔 부모들은 공통적으로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자녀가 스스로 학업을 중단한 경우에도, 혹은 건강 문제나 학교 부적응 등의 이유로 떠난 경우에도, 부모들은 자녀와의 대화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스럽다. 특히 사춘기 시기의 청소년들은 부모의 걱정과 관심에 대해 간섭으로 느끼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상담을 권유해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거부하는 자녀를 보며 부모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진로 문제는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도전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청소년도 있지만, 학업보다 실질적인 직업 탐색을 원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그러나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넓지 않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수시 지원이 늘어나면서 입시 기준을 높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부모들은 더 큰 불안을 느낀다. 한편, 자녀가 흥미를 느낀다고 해서 학원이나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를 잃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자녀의 길을 찾지 못하는 모습에 부모들은 더욱 무력감을 느낀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부모들은 자녀가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부모들은 단순히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사회 안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정부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프로그램과 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학교를 그만둔 경우 연령대에 맞는 프로그램이 부족하여 지원이 미비한 상황이다. 부모들은 초등학교 연령의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사회적 연결망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꿈드림센터)는 많은 부모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상담과 진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여전히 아쉬움을 느낀다. 무엇보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더 다양하고 전문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지속적이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센터 지도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자녀가 정서적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모들은 센터 지도자들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한 요소다. 학생들은 교과서나 학습 자료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은 검정고시 교재도 직접 사야 해서 부담이다.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이 보편화 되었다. 물론 꿈드림센터에서도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지만, 충분한 급식이 제공되기에는 예산 문제로 한계가 많다. 부모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안정적인 급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기기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교육청이 태블릿과 노트북을 학생들에게 지원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원격 학습과 온라인 자료 활용이 필수적인 시대에, 학교 밖 청소년들도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최소한의 학습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더 이상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지원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은 여전히 배우고 성장할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몫이다. 부모들은 간절히 바란다. 자녀들이 어디에 있든 꿈을 꾸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