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4세 고시' 아동의 권리 보장되고 있나요
화요세평

<화요세평> '4세 고시' 아동의 권리 보장되고 있나요

김명화 작가·교육학 박사

아파트 화단에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봄빛을 닮은 산수유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주변을 둘러보니 매화꽃도 봄빛이 가득 튀어 올랐다. 하얀 눈발과 세찬 바람을 견디며 찾아와 준 꽃에게 "애썼다." 가만히 속삭여 주었다.

아침에 분리수거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유치원 어린이집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엄마 할머니의 손을 잡고 서 있다. 아빠의 육아휴직이 늘었다지만 돌봄은 아직도 여성의 역할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란 산수유 꽃과 파릇파릇 빛나는 아이들의 눈빛이 아름다운 봄날이다.



'도치 맘 넘어 대치 맘' 씁쓸



신학기를 앞두고 '도치 맘을 넘어 대치 맘'이라는 사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엄마의 삶을 패러디한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을 넘어 사교육 열풍은 KBC 추적 60분 방송에서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에 이어 4세 고시까지 등장하면서 조기 열풍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조기교육의 열풍이 이어지면서 사교육 시장이 1% 증가 시 출산율이 0.26% 떨어진다는 육아 정책 연구소의 통계보고서를 보더라도 사교육 시장의 열풍은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치원 때부터 서울대 반을 형성하면서 영어는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4개월 된 영아가 기저귀를 차고 영어 유치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현실에 경제적인 것이 바탕이 되어야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학부모는 현재 상황에 비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영유아를 둔 학부모는 상대적 결핍으로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며 결혼을 하지 않은 청춘은 흙수저 대물림이 싫어 자식을 낳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에, 코로나 이후 사교육 시장의 열풍으로 '조기교육으로 내몰려진 아동의 권리는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아동의 인권에 대해 많은 주장을 해왔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 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다.

영유아는 스스로 생각과 의견을 주장할 수 없는 시기에 아동의 인권은 보장이 되고 있는지에 의문을 갖는다.

세계 아동권리 헌장에도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누리며 다양한 놀이와 오락 문화 예술 활동에 즐겁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라고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과도한 조기교육의 열풍은 우리의 아이들이 휴식과 여가를 누리며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육아 정책 연구소의 '영유아의 시간제 사교육 이용에 변화 추이와 특징에 관한 최효미(2024)의 연구'를 보면, 코로나 19 확산 초기인 2020년을 전후하여 시간제 사교육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하였으며, 학습보다는 예체능 관련 과목이 많았다. 또한, 사교육을 이용하는 이유는 '자녀가 또래 아이들에게 뒤 쳐질까 봐', '재능이나 소질을 계발시키기 위해서', '선행학습이 필요' 등으로 사교육을 시킨다고 하였다. 부모들은 공보육·교육 기관의 교육과정만으로는 아동의 발달에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예체능 교육이 아이들의 놀이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사교육 시장을 보내는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과도한 조기교육으로 인해 놀이를 통해 정서발달이 이루어져야 할 영유아 시기에 진정 아이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는 학부모인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본다.



영·유아 충분한 휴식 보장 필요





그동안 영·유아 교육과정은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해 왔다. 놀이는 성인이 선택하는 놀이보다는 영유아의 자발적인 놀이 선택이 중요하다고 제시하고 있지만, 학부모에게는 일반적인 교육과정은 아이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금쪽같은 자식을 위해 열정을 넘어 과도한 사교육 시장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영유아가 편하고 즐거운 상태에서 자신의 역량에 맞추어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아동의 성장발달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학자들의 의견과는 다른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이후에 뒤 쳐진 아이를 위한 교육은 영·유아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진정한 놀이가 가능한 환경의 조성에 더욱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이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기저귀 차고 4세 고시를 보는 어린이를 보는 심정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행복한 삶을 위한 정서적인 것이 정착되는 영유아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더욱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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