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모두가 행복할 '무장애 관광'
화요세평

<화요세평> 모두가 행복할 '무장애 관광'

김명화 작가·교육학 박사
함께 사는 세상 보여준 양 작가
무장애 길 지도 더 이어지길…

꽃잎 눈부시다. 꽃잎 피어난 자리에 봄바람이 불자 휘리릭 꽃잎 떨어진다. 꽃잎 진 자리에 열매 맺히는 계절에 하염없이 가는 봄을 잡으러 진안 가막리들을 찾았다. 산마다 벚꽃이 버즘이 되어 피어오르는 동화 같은 길을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걷는다.

봄에 취해 진안 가막리 강변을 바라보는데 스마트 폰 벨이 울린다. 날마다 안부를 묻는 친구다. 봄바람 따라 여행 가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양 작가 무슨 일이요."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 놓는다. 양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날마다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주는 고마운 친구다. 양 작가는 하루에 세 번 정도 전화할 때도 있다. 수업 중에는 전화를 받지 못하면 "사랑합니다. 보고 싶어요.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말을 10개 정도 남겨 놓는다. 양 작가와 인연은 10년이 넘어 가끔 귀찮아 불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라도 절대 토라지는 법이 없다. 끊임없이 내 안부를 물어주고 걱정해 주는 양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양 작가는 발달장애 화가로 나의 제자다. 양 작가는 미국, 이스탄불, 부산, 서울 아트페어 등에서 전시하며 화가로서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발달장애가 있지만 맑고 순수한 청년작가이다. 양 작가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여행주간 개막식에서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다. 하티즘 예술가 양 작가는 순천만 열린 관광지를 장애인의 시선으로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무장애 관광지의 이미지를 현장에서 작품으로 관람자와 소통하는 실력 있는 화가다.

이번, 양 작가의 퍼포먼스는 '모두가 행복할 지도로 무장애 관광지'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은 함께 사는 세상을 보여준 것이다. 양 작가는 장애인의 날과 여행주간의 날을 맞이하며 무장애 관광지는 걸을 수 없어도 장애가 있어도 우리나라 곳곳을 다닐 수 있는 관광문화 환경 개선을 위한 모두를 위한 관광을 위한 활동이라고 본다. 일상적인 삶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모두가 평등한 관광 지도를 보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발달장애 화가로서 그림 퍼포먼스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리는 일에 자신의 역량을 끊임없이 발휘하는 화가 양 작가를 응원해 본다.

한편, 관광공사의 열린 여행주간을 기념해 장애인, 고령자 등 관광 취약 계층을 위한 나눔 여행도 이루어지고 있다. 나눔 여행은 지체, 시각, 발달장애인 등 장애 유형을 고려해 설계된 맞춤형 일정에 따라 땅끝 해남 배리어프리 여행, 남도 오감 만족 여행, 예술 테마 여행, 봄꽃 따라 남한강 여행' 등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모두가 행복한 관광문화를 위해 교통약자, 노약자를 위해 무장애길 여행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철쭉제로 유명한 황매산에도 무장애 길이 만들어져 황매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양 작가는 발달장애로 까다로운 질문을 하면 전화를 끊는다. 그런데 학업의 과정을 통해 티키타카(대화)도 많이 늘었다. 며칠 전이었다. "양 작가 어휘력이 많이 늘었네요. 단어 표현이 좋아요."라고 하자 "어휘력이 좋아졌어요."라며 활기찬 목소리로 답을 주었다.

처음 양 작가와 만났을 때는 간단한 대화만 가능하였다. 또한, 강의 시간에도 지나가다 문을 불쑥 열고 들어오기도 한다. "수업 중입니다."라고 말하면 "수업시간입니다." 반복된 말을 하며 지나갔다. 미술전공을 위해 다른 과로 전과를 했을 때도 "교수님 옷이 예뻐요." 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당황했지만 양 작가의 맑고 순수한 표정에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일도 빈번했다. 양 작가의 놀라운 어휘력의 성장은 끊임없이 배움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시키는 어머니의 정성과 노력의 보람이다.

장애인에게 "그게 가능할까?"보다는 열린 사회적 시선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생각하고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모두가 행복할 지도가 확장되어 무장애 길 지도가 더 이어졌으면 한다. 양 작가의 순천만 열린 관광지는 어떠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는지 양 작가와 대화를 위해 오늘은 먼저 전화를 걸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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