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광주보훈병원에 마련된 거소 투표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을 발판삼아 추격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6일 전부터 투표일 당일 오후 8시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는 여론조사 경위·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다만, 금지 기간 전 조사한 경우에는 조사 기간을 명시해 결과를 공표·보도할 수 있다. 그전에 공표된 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막바지 표심 흐름을 감지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이지만, 역대 대선에서는 공표 금지 직전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승부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대강의 우열과 판세는 짐작할 수 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이어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밖 선두를 지키고 있는 현재 판세가 그대로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갤럽의 13~20대 대선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투표일을 열흘 남짓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 후보는 모두 당선됐다.
여론조사에서 접전이 펼쳐졌던 1992년 14대 대선(김영삼 후보 당선)과 1997년 15대 대선(김대중 후보 당선), 2002년 16대 대선(노무현 후보 당선)과 2012년 18대 대선(박근혜 후보 당선)에서도 반 발짝이라도 앞선 후보가 이겼다.
지난 대선 역시 본 투표 일주일 전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39%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38%였다.
3년 전 블랙아웃 직전의 여론조사는 박빙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일단 이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전남매일을 비롯한 전국 29개 지역 대표신문이 소속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 46%, 김문수 후보 34%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무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5.8%.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5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100%, 응답률 26.7%)에서도 이 후보는 46%, 김 후보는 32%였다.
다만 이 후보와 김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들어 좁혀지고 있다.
5월 4주차 갤럽(5월 20~22일, 무선 전화면접 100%)과 리얼미터(5월 22~23일 무선 ARS 100%)의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9%p였으나, 5월 3주차의 경우 갤럽(5월 13~15일)과 리얼미터(5월 14~16일)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각각 22%p, 9.5%p였다. NBS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사이에 22%p에서 14%p로 줄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남은 기간 변수는 김문수,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여부다.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양측의 지지세가 모아질 경우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판세를 가늠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에 이준석 후보가 거듭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번 대선은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밝혔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