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선 셔틀열차 역사 속으로…시민들 “막막하고 걱정”
사회

광주선 셔틀열차 역사 속으로…시민들 “막막하고 걱정”

광주역 이른 새벽부터 북새통
마지막 모습 사진 찍으며 기념
운행 종료에 교통불편 등 토로
“지하철 개통까지 운영됐으면”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열차가 운행 7년 만인 17일 운행을 종료, 시민들이 광주역에서 열차에 오르고 있다./김태규 기자
“앞으로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열차 운행이 끝난다고 하니 막막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광주선 셔틀열차 운행 중단을 사흘 앞둔 지난 15일 오전 5시 2분께 광주역.

이날 광주역 3번 승강장에는 마지막 출근 열차를 타기 위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셔틀열차는 17일까지만 운행돼 평일 출근길 이용자들에게는 사실상 이날이 마지막 열차였다.

일부 시민들은 7년간 함께 한 셔틀열차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각자의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셔틀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셔틀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서자 시민들은 열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고, 곧 광주송정역으로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이용객들은 하나둘 열차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운행 중단을 앞둔 셔틀열차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온 서준원 씨(20)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디젤동차 운행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꼭 타보고 싶어서 새벽에 출발했다”면서 “환경오염이 심한 디젤열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전기를 이용한 친환경 열차가 도입되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셔틀열차가 광주송정역으로 출발하자 열차 내부에서는 ‘노후화로 인해 18일부터 운행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 열차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방송이 열차 승무원을 통해 안내됐다.

안내방송을 접한 이용객들은 셔틀열차 운행 중단의 아쉬운 마음에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앞으로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서울에 가기 위해 열차를 탄 모녀는 안내방송을 들은 뒤 다음부터 송정역에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이동해야 하느냐며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오영록(72)·노수자(73) 부부는 “서울에 가거나 광산구에 방문할 때 셔틀 열차를 이용한다”며 “15분 걸리던 셔틀열차가 폐지된다고 하니 1시간 이상 걸리는 버스를 이용해야 해서 불편함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최모씨는 “15분이면 충분히 송정역에 갈 수 있는 멀쩡한 셔틀 열차를 왜 폐지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하철이 개통하는 2026년까지는 운행을 계속해야 한다”며 “송정역은 접근성이 매우 좋지 않은데 셔틀열차가 없어지면 시민들이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북구 용봉동에 거주하는 김영수 씨(31)는 “매일 오전 7시 40분 송정역에서 나주로 향하는 KTX를 타기 위해 셔틀열차를 이용했다”며 “18일부터는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송정역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막막해 했다.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으로 향하는 마지막 셔틀열차를 이용한 김성훈씨(46)는 “서울을 갈 때 비용이 저렴해서 자주 이용했다”며 “1회 평균 이용객이 20여 명 내외로 열차 이용객 대비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 폐지되는 게 어쩔 수 없지만, 지하철 2호선이 생기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큰 공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5시2분께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을 오가는 광주선 셔틀열차 첫차에 시민들이 탑승해 있다. 광주선 셔틀열차는 18일 0시 31분 운행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종료된다.
마지막 운전을 담당하는 기관사와 승무원들도 열차 노선 폐지에 답답한 표정을 감추는 듯 했지만, 못내 아쉽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손님들에게는 마지막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18일부터 운행이 종료되는 광주선 셔틀열차는 광주송정역 고속열차 통합 이후 KTX가 진입하지 않는 광주역 이용객의 고속열차 환승 편의를 위해 지난 2016년 12월부터 운행됐다.

광주역~극락강역~송정역 14㎞ 구간을 15분 만에 하루 30회 왕복 운행됐으며, 통근열차로 분류돼 이용요금(1,000원)이 국내 열차 중 가장 저렴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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