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에서 범인을 검거하는 도중 발생한 경찰의 테이저건 발사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의 물리력 대응과 정당한 공권력 사용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라왔다. 흉악범을 검거하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정당 사용이었느냐는 여부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경찰 입장에서야 급박한 상황에서 테이저건 사용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지만 사망에 이를 경우, 과잉 대응 논쟁 꼬리표가 따라붙기에 답답할 수 있을 것이다.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4년동안 광주지역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모두 696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경찰이 수갑과 분사기 등 물리력을 행사한 건수는 모두 219건으로 평균 3.5건당 1건을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물리력 행사 건수 중 테이저건을 사용한 건수는 매년 10회 수준이었고, 지난해 실탄을 사용한 적은 없었으나 최근 들어 피의자들의 흉기 난동이 잇따르면서 테이저건을 사용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테이저건 사용 사례가 늘면서 일선 치안 현장에서는 여전히 경찰의 물리력 대응에 대한 '과잉·소극 진압, 정당한 공권력 사용'이라는 양비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사실 경찰의 물리력 행사 정당성 논란이 여전한 것은 관련 규정이 모호한 점이 1차적이라 할 수 있다. 제압 과정에 피의자가 부상이라도 입게 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떠안을 수 있어 흉악범 제압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물리력 사용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이 테이저건과 같은 물리력을 행사한 사건들의 경우,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등 특수한 경우가 대부분인 터라 정당방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양산동 테이저건 사건처럼 피의자가 사망에라도 이를 경우, 정당 방위 논란이 뒤따르기 때문에 테이저건과 실탄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경찰들 주장도 수긍이 간다. 따라서 검거 과정에서 돌발적인 상황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 훈련의 실효성을 높이고 반동과 살상력을 줄인 저위험 권총의 보급 확대도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