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4년 만에 다시 시작했는데, 행복밥상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고 기쁩니다.”

어버이날 기념 행복밥상 나눔잔치가 열린 2일 오전 11시께 동구 학운동 더 한우사랑.

4년 만의 행복밥상 재개 소식에 식당 앞은 50여 명의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전날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더 한우사랑 김홍희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한 행복밥상을 4년 만에 다시 시작했다.

이날 김 대표는 행복밥상으로 불고기와 수육, 도토리묵 등 백반 500인분을 준비했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행복밥상 나눔잔치’는 올해로 13년째다. 당시 이 자리에서 마트를 운영하던 김 대표는 처음엔 경영난에 허덕였지만, 지역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고 일어서게 되면서 매년 어버이날 행복밥상을 준비하게 됐다.

나눔잔치에 수백명의 어르신들이 몰리다 보니 식당은 금세 2층까지 좌석이 꽉 찼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반가운 얼굴을 마주한 어르신들은 ‘살아있었구나’ ,‘연락 좀 해’ 등 안부 인사를 전했다.

한 어르신은 “몸이 불편해서 집 밖을 안 나가다 보니 4개월 만에 만났다”며 친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이내 눈시울을 붉히자 친구는 “어버이날 잔치가 열리는 좋은 날에 왜 울음을 터트리냐”며 다독이기도 했다.

93세 어르신 박순남씨도 동사무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행사장에 도착했다.

마을에서 유명한 고령 어르신 등장에 다른 어르신들도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환영했다.

올해로 4번째 나눔잔치에 참석한 이종래씨(78·여)는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식사를 대접해주는 모습이 너무 감사하다”며 “혼자 사는 노인들까지도 챙겨주는 한 끼 식사에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학운동 새마을부녀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도 어르신들에게 식사와 음료 등을 건네며 안부 인사를 전했다.

학운동 박종숙 새마을부녀회장(57)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홀로 보내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그분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고 따듯한 밥 한 끼를 같이 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홍희 더 한우사랑 대표는 “이웃들과 지역공동체로 살아가야 한다 생각해 어버이날을 앞두고 어르신들에게 소박하지만 따듯한 밥 한 끼를 드리고 싶었다”며 “식사 자리를 통해 1인 가구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나 안부를 확인할 기회가 되기도 해 뜻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