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광주와 전남, 남해안 등지에 내린 기습적인 폭우로 전남 도내 농경지 등 재산 피해가 의외로 심각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수확기를 앞둔 보리와 귀리 등이 폭우에 쓰러지거나 잠겨 큰 피해를 입은데다 조생종 벼와 각종 채소류 재배시설 등이 침수되면서 농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마철도 아닌 5월에 그것도 수확을 코앞에 둔 각종 농작물들이 날벼락을 맞은 셈이니 농민들의 허탈한 심정을 이해하고 남는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지난 5일과 6일 이틀 동안 도내 평균 100.7㎜의 비가 내려 지역 농경지 165㏊에서 수억여원의 농경지 피해가 발생했다. 고흥군에서는 조생종 벼 80㏊가 빗물에 잠겼고, 강진군 도암면 50㏊, 해남군 황산·문내·산이면 35㏊ 등 보리류가 수확기를 앞두고 쓰러졌다. 규모면에서 도내에서만 모두 농경지 1,539㏊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별로 해남, 강진, 순천, 보성, 고흥, 광양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니 농민들의 한숨을 이해하고 남는다.

도내 농민들은 지난해에도 장기간 이어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본격 농사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도복 및 침수 피해가 발생함으로써 반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난 피해는 사전에 예방이 힘든 만큼 더욱 그렇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다.

보리류나 귀리는 한번 쓰러지면 바로 세우는 복구 작업이 불가능한데다 한달여 후 수확을 앞두고 있는 만큼, 도복이나 침수 피해를 입을 경우, 피해가 더욱 가중된다. 따라서 일단 이들 품종의 피해 여부를 신속히 전수 조사해 농작물 재해 보험금이나 복구비가 조속히 지급되도록 하는 등 농민 피해구제 및 지원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향후 다가올 장마철 및 우기를 맞아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만전의 예방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