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사베츠는 적은 제작비, 소수의 스탭과 함께 하는 제작 방식을 고수하며 자신 만의 고유한 영화 세계를 만들어냈다.
존 카사베츠의 예술감각은 마틴 스콜세지, 페드로 알모도바르, 왕가위, 하마구치 류스케 등의 감독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배우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메소드 액팅’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사실적인 연기 연출을 시도했으며, 이를 통해 한 캐릭터가 소화할 수 있는 최대한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카사베츠의 영화를 얘기할 때 지나 롤랜즈(1930~ )와의 협업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나 롤랜즈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선보이며 카사베츠의 세계에 생동감과 깊이를 더한다.
1968년 개봉한 ‘얼굴들’은 14년의 결혼생활을 해 온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의 중산층으로 그려지는 이들은 분열된 자아를 드러낸다. 강렬한 클로즈업으로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숨김없이 전달하며 미국의 중산층으로 그려지는 이들의 갈등과 분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974년 개봉한 ‘영향 아래 있는 여자’는 롤랜즈가 신경쇠약의 위기에 빠진 주부의 초상을 그려냈다. 즉흥연기를 중시하는 그들의 방식이 가장 전형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닉과 메이블은 세 아이를 둔 노동자 계층의 부부이다. 카사베츠의 절친한 친구이자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와 카사베츠의 아내 지나 롤랜즈가 주연을 맡았고, 실제 어머니와 장모, 아들이 닉의 가족으로 출연한다.
1977년 개봉한 오프닝나이트는 지나 롤랜즈의 매혹적인 연기가 독보적이다.
지나 롤랜즈에게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쥐어준 교통사고로 죽은 젊은 여성 팬에게서 책임감을 느끼고 여러 가지 정신적인 혼란을 겪으며 ‘신경 쇠약 직전’의 패닉 상태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별전 상영작 이외에도 실화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잇따라 상영된다. 지난 4일 개봉한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러시아 최고의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아내 안토니나의 파격적 사랑을 대담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그린 멜로드라마다.
같은 날 개봉한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은 록 음악의 역사를 바꾼 전설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의 모든 것을 담은 다큐멘터리다.‘힙노시스’의 오랜 팬으로 알려진 콜린 퍼스가 이 영화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가 오는 15일 스크린에 오른다. 동시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손꼽히는 낸 골딘은 사진을 통해 LGBT 커뮤니티, 에이즈, 약물 중독 등 끊임없이 사회적 금기와 직면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16일에는 1980년 5월 24일 광주 송암동, 효천역 일대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실체와 배후를 추적하는 논픽션시네마가 개봉한다. ‘송암동 민간인 학살’의 타임라인을 조금 더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재연해 당시 사건을 층적으로 추적한다.
상영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를 확인하면 된다. 문의 062-224-5858.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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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향 아래 있는 여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