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여행을 6년 만에 전면 허용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도 ‘유커’맞이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시·도는 중국 현지 설명회를 비롯, 무안국제공항 정기노선과 크루즈 운항, 한중 음악제, 의료관광 확대 등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모처럼 찾아온 중국발 호재를 지역관광 활성화의 전기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16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전면 허용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2017년 3월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중단한 지 6년 5개월여 만이다.

유커의 한국행이 가시화되자 전남도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비자 발급 중단 전인 지난 2016년 기준 개별 관광객을 제외하고 여행사를 통해 전남을 찾은 외국인 단체관광객(3만1,310명) 중 중국인은 2만4,600여명(79%)에 달하는 등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

전남도는 우선 오는 9월 6~8일 중국 시안과 천진에서 열리는 ‘도시 순회 관광-항공 설명회’를 통해 웰니스·의료 등 고부가 관광상품과 중국 신중년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전남 단체관광객 수요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13~17일 북경과 상해에서 열리는 K-관광로드쇼에 참가해 전남 관광상품을 홍보·판매한다.

무안국제공항도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도는 오는 10월말부터 운항하는 무안-상해 정기노선을 통해 3~5일 일정의 전남 관광상품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이와 함께 중국 개별 여행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여행객의 80%를 차지하는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는 9월부터 여행플랫폼 ‘트립닷컴’에 숙박, 교통, 관광지 입장권 등 관련 상품을 묶어 할인 판매한다.

크루즈관광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2만8,258t급 국제크루즈선 ‘실버 위스퍼(Silver Whisper)호’가 입항, 승객·선원을 포함해 1,700여명이 여수를 찾는다. 내년에도 크루즈 3대가 기항을 확정했다. 도는 중국 천진에서 출발해 여수, 제주, 부산 등을 거쳐 일본으로 입항하는 관광상품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양림권역 관광화 사업과 연계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양림권역을 남도 순례 관광명소로 자원화하고, 양림동~사직동~ACC~동명동을 스토리텔링 기반 랜드마크 관광지로 조성, 체류형 관광 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인을 유인할 핵심 소재인 정율성 생가 등 사적지가 위치해 있는 양림동은 한중 음악제 확대 개편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 및 문화교류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또 중국 환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힘을 쏟는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17곳을 중심으로 지원 계획을 공유하고 유치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오는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0월 버스킹월드컵, 광주메디헬스산업전 등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이벤트를 활용해 중국 의료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유치 여행사 차량, 숙박비 등 인센티브 제공,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대상 팸투어, 세일즈콜 홍보 및 광주·전남 연계상품 개발, 코레일·디자인비엔날레 상품 구입시 기념품 제공, 중국관광객 대상 선착순 환대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다만, 관세청의 까다로운 개설 요건, 낮은 수익성 등으로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시내면세점 유치는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전남도 관계자는 “오는 10월 무안-상해 정기선 취항은 유커 유치의 신호탄으로 기대를 모은다”며 “중국 현지 상품 구성부터 전남 단체관광으로 이어지기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11월 이후부터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