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광장>건강지킴이 건보공단에 시급한 ‘특사경’
이정서 조선이공대 교수


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로 국민에게 발생할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이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작하고 농어촌 지역(1988년), 도시지역 자영업자(1989.7월)로 가입을 확대하여 전 국민건강보험시대를 열었다, 공단은 보험재정을 관리하는 단일보험자로서 건강보험재정의 건전화를 위해 특단의 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심도있게 추진함은 물론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무너뜨리는 불법 개설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불법 개설기관은 사익 추구를 위해 국민의 생명, 안전, 건강은 뒷전이고 국민이 낸 보험료는 눈 먼 돈으로 인식하고 보험재정 누수의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인력, 불법 개설기관 척결

뿐만아니라 장기입원, 과잉진료, 환자유인 등 심각한 재정 누수가 발생하여 국민 부담을 가중 시키고 의료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려 결국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악’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국회에 건보공단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개정안’, 일명 특사경법이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건강보험공단은 특사경 제도 도입, 다양한 전문 인력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게 수사에 착수해 수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고, 조기 압류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을 수 있어 사회문제인 불법 개설기관을 근절하겠다는 복안이다. 공단은 불법 개설기관을 척결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 등 특화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수년간 의료기관을 조사한 노하우 및 전문 인력(200여명)은 수사 기간의 장기화를 해결할 수 있고, 방대한 의료 빅테이터는 사무장병원 등을 시스템적으로 분석하여 사실 확인 및 정보 파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불법 개설기관은 총 1,717개소다. 불법 개설기관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을 통칭한다. 환수 대상 금액은 무려 3조3,762억원에 달하지만, 환수율은 6.92%(2,335억원)에 그치고, 2023년에만 64개의 불법 개설기관에 2,52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됐다. 불법 개설기관을 2014~2022년 기준 수사 의뢰 후 수사결과 확보에 걸린 기간은 평균 345일, 11.5개월에 달한다.

이처럼 수사가 길어지면 불법을 저지른 이가 증여, 허위매매 등으로 재산을 은닉해 환수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공단은 사무장병원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보다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안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사무장병원은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를 빌려 불법 운영하는 병원으로 영리 추구가 목적이며 의료서비스의 질은 낮고 과잉진료 가능성이 높다. 의료기관 개설 자체가 불법임에도 건강보험에 진료비 부당 청구 등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사경 제도 도입의 필요성으로 불법 개설기관의 개념과 문제점, 불법 개설기관에 대한 법적 제재, 현행 단속 체계의 문제점 등을 촘촘히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공단의 특사경 제도는 건보재정 효율화를 위해 현지 조사와는 관계 없이 불법 개설기관에 한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단은 불법 개설기관의 근절을 위해 다각도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 왔으나 사무장병원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보험의 재정 누수를 차단하는 데는 그 한계가 있다. 공단은 불법 사무장병원 수법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근절해야 하며, 사전에 사무장병원이 개설되지 않도록 예방을 더욱 강화하고 부당이득을 챙겨 배를 불리는 사무장병원을 빠르게 적발해 환수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국회법사위 법안 조속히 통과를

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도입이 절실한 이유는 행정조사의 한계, 일선 경찰 수사 관련 한계, 보건복지부 및 지방자치단체 특사경의 문제이다. 먼저, 행정조사의 한계점은 수사권이 없어 계좌 추적이 불가하고 혐의를 입증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하여 방조인, 참고인 등 관련자도 직접 조사할 수 없다. 둘째, 일선 경찰 수사 관련 한계점으로 전문 수사 인력 부족과 형사사건 우선수사 등으로 수사기간이 장기화(평균 11.5개월) 되다보니 진료비 지급 차단은 지연되고 그동안 재난을 은닉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셋째, 보건복지부 및 지방자치단체 특사경의 문제로 복지부에 2명이 있으나 인력이 부족하여 직접 수사가 어렵고 지자체는 지역 토호세력과 유착 관계, 전문성 부족 등으로 그 한계점을 극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의협의 우려와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공단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한 특사경 도입에 따른 충분한 전문화 교육과 협의를 통해 권한 법제화, 특사경 추천권, 수사권 오남용 방지 등 보완책 마련이 중요하며, 불법 개설기관의 사무장병원 환수율 높이기 위한 특사경법이 국회 법사위에서 조속히 통과되도록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