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를 가기 위해 무리하게 의사일정을 변경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광주 북구의회가 이번에는 ‘의원 연찬회’로 급선회했다.

그동안 의원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했다는 ‘따가운 질타’를 받아온 터라 여론의 매서운 눈초리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초 상반기로 계획했던 해외연수는 하반기로 연기하게 됐지만, 연수에 참여하기로 한 의원들의 이탈이 많아져 경비 부담에 미루게 된 것이다.

의원 연찬회는 경비 2,200여만원을 들여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 송도에서 진행된다. 북구의회는 전문적인 의정 역량을 강화하고 구성원간 화합·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연찬회를 마련했다. 북구의회 20명 의원 모두 참여하며, 의회 사무국장과 직원 4명도 연찬회 수행을 위해 따라간다. 특히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연찬회를 얼마나 성대하게 치를려고 하는지 연찬회에 앞서 1박 2일로 현장답사도 다녀왔다.

그러나 부산으로 가는 이번 연찬회가 의정 역량 강화라는 취지에 부합한지 의구심마저 든다.

총 3일 동안 북구의원들은 한 강의당 2~3시간씩 ▲광주 북구 예·결산 및 추경 심사법 ▲자기이해(MBTI)를 통한 소통 커뮤니케이션 ▲광주 북구 행정사무감사 분야 직무교육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들으며, 둘째 날에는 우수사례 벤치마킹 등을 목적으로 지역특성화 사업현장 3곳을 방문한다.

지역특성화 사업현장은 동백섬 누리마을과 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으로, 사업현장이 아닌 유명한 관광지 중심으로 일정이 짜여졌다.

북구의회는 수변경관조성사업을 지역에 접목하기 위한 취지라지만, 동백섬 누리마을 인근에서 요트체험을 하고 케이블카를 탄다는 것이 과연 연수 목적에 타당한지 의문이다. 또, 부산 해운대구로는 해안경관개선사업 비교견학을 간다고 하나, 광주에는 해안경관이 없어 어떻게 접목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는 미국을 못 가는 대신 부산이라도 가 총선을 끝낸 피로를 풀기 위한 나름 포상격의 휴가가 아닐까 싶다. 주민을 대표해 선출된 기초의원은 행정기관의 견제·감시 역할을 하는 공인이다. 국민들의 피와 땀이 담긴 소중한 혈세를 외유성으로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