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이란 말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일본 도쿄대 마쓰다 히로야 교수가 낸 ‘지방소멸’의 책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지방소멸’이란 단어가 우리에게도 낯선 단어가 아닌 현실에 마주했다. 지난 2021년 기준 전남의 소멸 위험지역은 22개 지자체 중 18곳(81.8%)으로 목포, 순천, 광양, 무안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전남 22개 시군 중 18곳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전남의 인구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 213만여 명을 기록한 전남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 3월말 기준 180만명 아래로 추락했다.

지방의 인구 유출은 단순히 인구의 감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구가 떠나면서 지역의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가 일어나고, 의료, 생활 인프라 등도 연쇄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교육 여건은 말할 것도 없다.

정부는 해가 거듭될수록 심화되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전국 89개 기초 지자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2031년까지 10년간 매년 1조원 규모를 일선 지자체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남지역 지자체에 배분된 기초계정 지방소멸대응 기금액은 총 1,256억원으로, 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화순·장흥·강진·해남·영암·함평·영광·장성·완도·진도·신안군 등 16개 군지역이 기금을 받았다.

지자체당 많게는 120억원에서 적게는 64억원까지 지방소멸대응 기금을 받아 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지만, 취지와 동 떨어진 사업이 대부분이다.

곡성 ‘섬진강권 통합관광벨트 조성’, 담양 ‘생태 인문학 스테이션 구축’, 장흥 ‘토요 야시장과 어울리는 밤 문흥 빛의 거리 조성’, 영광 ‘군남면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장성 ‘장성호 꿀잼파크’ 등 대부분 보여주기식 사업에 소중한 기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이 과연 지방소멸을 막는 사업들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각 지자체는 기금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지금부터라도 정주 인구든, 생활 인구든 전남에 사람이 모여들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사업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