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등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이같은 지표들이 체감 민생경제 회복세와는 연동되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각종 식품 및 생필품 값 인상으로 고물가 태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유가와 원화가치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탓이다. 여기에 사실상 인상 대기 상태인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마저 현실화될 경우,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전 분기 대비 1.3%로 집계됐다. 예상 밖으로 시장 전망치를 최대 0.4% 웃돈 수치를 보인데다 수출도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한다니 다행스럽다고 볼 순 있다. 하지만 높은 물가 탓에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보이며 민생경제 회복세와 연동되지 못하고 있어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실 긍정적인 전망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꺾이지 않고 있는 고물가라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총선이 끝나자마자 각종 식품과 생필품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다. 기업들이 그동안 정부 눈치만 보다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정세 불안 등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 인상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크지만 이로 인한 서민가계 부담은 감당키 어렵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 대기와 줄어들고 있는 고금리 기조 전환 가능성도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이처럼 뛰는 물가 탓에 가구의 소득보다 소비 증가 비율이 높았던데다 가계를 더욱 압박하는 증가 추세의 가계대출 고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형편이 더욱 나빠진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일부 경제 지표의 개선이 가계의 온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민생이 고달픈 이때 무엇이 서민경제를 회복시키는 길인지 정부와 경제주체,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