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국내 해상풍력의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지난 2024년 전라남도가 발표하고, 문금주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안’에 풍력발전 권한 이양을 담는 등 전남도의 관심도 지대하다. 현재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와 맞물려 신안, 영광, 해남 등지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이와 연계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해상풍력은 단순히 발전기 설치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터빈 제작·설치부터 유지보수(O&M), 기자재 물류 등 전반적인 해양 인프라와 항만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만큼 이를 성사시킬 인프라 및 항만에 대한 관심이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오늘은 본 기고를 빌려 해상풍력 지원항만으로써 목포항 발전 및 개발 필요성에 대해 논거코자 한다.

현재 목포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 지원항만으로 지정된 곳이다. 해상풍력 전용 물류·산업 거점으로 개발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충분한 지원과 전략적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군산항 등 경쟁 항만들이 해상풍력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목포항이 해상풍력 중심 항만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려면 지금 당장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목포항이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전남은 국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발전 목표 용량 중 전남 지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미 신안 8.2GW, 영광 낙월도 365MW, 해남 400MW 등을 목표로 전남 전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되려면 해상풍력 기자재를 처리할 수 있는 항만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둘째, 목포항은 지리적·산업적 이점이 크다. 목포는 신안, 영광, 해남 등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가장 가까운 대형 항만이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기는 대형 터빈과 하부 구조물(모노파일, 재킷 등)로 구성되며, 이를 조립·적재하고 바다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수심이 깊고 넓은 야적 공간을 갖춘 항만이 필수적이다. 현재 목포항은 해상풍력 기자재 전용 부두와 야적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해운업과 연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

셋째, 목포항이 해상풍력 유지보수(O&M)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해상풍력은 설치 후 20~25년간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이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덴마크 등 해상풍력 선진국들은 이미 해상풍력 O&M 산업을 항만과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목포항이 해상풍력 O&M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 전남이 단순 발전지가 아니라, 해상풍력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현실화하려면 몇 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우선, 해상풍력 전용 항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목포항이 해상풍력 물류와 유지보수를 담당할 수 있도록 대형 터빈 조립·적재가 가능한 부두, 기자재 보관 및 유지보수 시설, 전문 인력 양성 센터 등이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국내 조선·해운업과 연계한 해상풍력 특화 선박(설치선, 유지보수선 등) 운영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는 해상풍력 설치를 위한 WTIV(풍력터빈설치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외국 선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외국 기업이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전남이 해상풍력 산업을 선도하려면 목포항이 확실한 거점 항만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금이 바로 해상풍력 항만 인프라를 확충하고, 유지보수 산업을 육성하며, 해상풍력과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해상풍력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공급원을 넘어 전남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반드시 목포항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