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3월의 월급’으로도 불리는 연말정산은 지난 한 해의 총급여와 각종 소득, 세액공제 항목을 바탕으로 세금을 정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2024년 연말정산부터는 여러 세법 개정사항이 새롭게 적용되므로 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개정은 출산과 양육 지원, 서민과 중산층 주거비 부담 완화, 내수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출산과 양육 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가 개선됐다. 수당의 경우 비과세 한도가 상향됐다. 출산·보육 수당은 근로자 본인이나 배우자가 출산하거나 6세 이하 자녀를 양육할 때 회사에서 지급받는다. 전에는 월 10만 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24년 1월 1일부터는 월 20만 원까지 올라간다.

자녀세액공제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자녀가 1명인 경우 15만 원, 2명인 경우 총 30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았다. 하지만 2024년부터 자녀가 2명인 경우 공제액이 기존 30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늘었다. 다자녀 가정의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의료비 공제도 개선됐다. 기존에는 6세 이하 자녀의 의료비 공제 한도가 연 700만 원으로 제한됐으나 2024년부터 공제 한도가 폐지돼 지출한 금액을 전부 공제받는다. 이처럼 자녀를 둔 가정의 세제 지원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세액공제도 신설됐다. 2024년에 혼인신고를 완료한 사람은 50만 원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이는 신혼부부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과 출산, 양육을 장려하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개정사항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 300만~1,800만 원에서 600만~2,000만 원으로 올라갔다. 이는 무주택자 또는 1주택 보유 근로자가 주택 구입을 위해 차입한 장기 대출의 이자를 상환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또 2024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주택의 경우는 주택 요건 기준이 기존의 5억 원 이하에서 6억 원 이하로 확대됐다. 이 경우 더 많은 근로자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주택 근로자를 위한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로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연 240만 원이었으나 2024년부터는 연 300만 원으로 바뀌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지만 주택 마련을 준비하는 근로자라면 유용한 혜택이 될 수 있다.

월세 세액공제도 대폭 개선됐다. 월세 세액공제는 무주택 근로자가 국민주택 규모 이하 또는 기준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월세를 납부할 때 월세액의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로 돌려받는 제도다. 기존에는 소득 요건이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였으나 2024년부터는 8,000만 원 이하로 확대됐다. 공제 한도 역시 기존 7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상향돼 월세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도 일부 변화했다. 기존에는 전통시장 사용금액에 대해 40%의 공제율이 적용됐으나 2024년부터는 공제율이 80%로 확대됐다. 또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2024년에 2023년 대비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5% 이상 초과해 증가시킨 경우 초과분에 대해 20% 공제율을 적용받아 최대 100만 원까지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기부금 세액공제도 개편됐다. 기존에는 1,000만 원 이하 기부금에 대해 15%의 공제율이, 1,000만 원 초과에 대해 30%의 공제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2024년에 한정해 3,000만 원을 초과하는 고액 기부금에도 공제율 40%가 적용된다.

돌려주는 세금은 오는 2월분 급여와 함께 지급된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