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광주·전남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열일 마다 않고 현장에 달려가는 이가 있다. 차건창 광주·전남 재난대응봉사회장이 바로 그다. 그는 재난현장 베테랑 봉사원이다. 그는 어김없이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자 무안공항 사고 현장을 찾아 응급구호 활동을 펼치며 사고 현장 수습을 묵묵히 도왔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차 회장은 “TV로 여객기 추락사고 소식을 들었고, 활주로에 불시착해 여객기가 경미하게 파손됐다고 생각하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구조활동을 위해 활주로에 들어서니 여객기의 모습이 생각과 달랐다”고 첫 사고현장 대면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사고 첫날부터 유가족에게 모포 등 방한용품을 전달했다”며 “구호품 전달 후 이재민 심리상담과 샤워 차량 설치 지원, 이동용 쉘터 설치 및 부식·생필품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했다.

그는 또 “참사 이후 3일 차부터는 전국에서 후원된 물품을 정리하거나 유가족들이 사용하는 쉘터(임시 텐트) 보수 작업을 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유가족들이 자원봉사자에게 마음을 열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에서 통신 지원 및 응급구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사고 현장을 수색하는 군함까지 구호품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며 “1년 전 통신 봉사를 위해 방문했던 진도 앞바다에서 본 휘황찬란한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봉사활동과 달리 재난 대응봉사회는 특수한 기술과 자격을 요구한다”며 “회원들이 아마추어 무선사 자격증, 수상 안전 자격증, 선박 면허 등을 갖춘 회원도 많아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 현장에서 비통해 하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자원봉사자로서의 적잖은 어려움을 토로하던 차 회장은 “그렇지만 그들의 슬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고 또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일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난 현장에서 봉사자들은 또 하나의 생명 줄이기에 봉사활동을 외면할 수 없다”며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단원들 모두 재난이 발생한 모든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