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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자체·의회는 수험생의 행정편의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앞날을 응원하기 위해 발로 뛰었던 행보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서다.
영광군의회측은 관내 행사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연수를 진행하게 됐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지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영광군의회는 지난 12일 군의원 8명과 의회 사무과 직원 16명이 제주도 단체 연수를 떠났다가 수능이 치러지는 날인 14일 복귀했다.
2박 3일 진행된 이번 연수는 의정활동에 필요한 새로운 정책대안 연구와 의정 역량 강화를 위해 진행됐으며 연수 비용은 2,900만원이나 들어갔다.
연수는 △조례 제·개정 및 지방자치 전반과 분산 에너지법 △4대 폭력·장애인 인권·아동학대 예방 △예산안 심사 및 정책지원관 역할 교육과 e-모빌리티 선진지·보롬왓농장 등을 견학했다.
이번 영광군의회 연수가 지역 발전과 의회 역량 강화를 위해 부득이 하게 추진된 행사였다면 군민들도 충분히 이해해줬을 것임은 물론이다. 이번 단체연수는 2022년과 2023년 진행된 연수와 시기만 다를 뿐 프로그램은 대동소이 했다. 예산·결산 심사와 행정사무 감사 요령 등 의정활동 교육과 4대 폭력 예방 등 법정의무교육이 대부분이었으며 나머지는 현장 방문으로 치러졌다.
올해 영광지역 수능 응시 학생은 319명으로 영광고와 해룡고 등 2개 학교에서 시험이 진행됐다.
수능은 매년 전 국민의 관심 속에 학생 이동, 보건 안전 관리, 시험 편의 등 행정력이 총동원 되는 사안으로 영광군의회가 강행한 이번 제주연수는 시기적으로 좀 부적절 하지 않았느냐는 게 지역민들의 중론이다. 혹여 군의원들은 수능시험 하고 군의회 제주연수를 억지로 꿰맞출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지 모른다. 군민들은 만약 정말 그런 입장이라면 스스로 ‘군의원 자격없음’을 자백하는 것 밖에 아니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물론 선진지 우수 제도 도입과 지방의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지방의회 연수가 군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데는 관광성 외유 등 실효성 없는 행정으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수천만원~억대 예산을 쓰지만 구색 갖추기식 교육과 관광지 견학이 대부분이었고 연수 후 보고서는 형식적이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지방의회 연수가 시·군정과 연계되는 성과가 보이지 않다 보니 주민들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다.
지방의회가 연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연수를 통해 군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 사전심의를 통해 연수 과정을 짜임새 있게 준비하고 일정과 예산, 연수 보고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의 불씨를 사전차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방의회 역할은 주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렴하고 발전시켜 군정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다. 주민 대의기관 역할을 충실히 하는 영광군의회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