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 도심 곳곳에서 탐방과 문화제 등 시민들과 함께 오월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광주 동구는 다음달 한 달간 매주 토요일, ‘동구의 오월 기억 여행’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을 역사 속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투어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주요 발자취가 남아있는 동구 지역 5·18사적지를 중심으로 ‘마을 코스’와 ‘민주 코스’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며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5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며, 회당 40명씩 총 200명의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마을 코스’는 5·18민주광장에서 출발해 5월 당시 시민들의 항쟁 거점이었던 전일빌딩 245,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어 5·18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주남마을을 찾아 참배한 뒤 동구 인문학당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주남마을은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 30분께 화순으로 향하던 25인승 미니버스에 공수부대원들이 총격을 가해 18명 중 15명이 사망했으며 살아남은 중상자 2명은 인근 야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한 뒤 암매장당한 역사현장이다. 매년 5월 마을주민들을 주축으로 위령제가 거행되고 있다.

‘민주 코스’ 역시 5·18 민주광장에서 출발해 전일빌딩 245를 거친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발포가 이루어졌던 계림동(5월 19일 오후 4시 50분께 광주고와 계림파출소 사이, 계엄군의 장갑차에서 M16 소총이 최초 발포돼 조대부고 3학년 김영찬군이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았다)을 방문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긴다.

이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동구 인문학당에서 투어를 종료한다.

이번 ‘동구의 오월 기억 여행’은 단순한 역사 유적지 순례를 넘어 참여자들이 오월 정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0국립 5·18 민주묘지와 주남마을에서는 헌화와 참배를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동구 인문학당에서는 오월 당시 시민들이 함께 나눴던 주먹밥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 나눔 여행 토크’를 통해 참여자들이 생생한 경험과 감회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동구의 오월 기억 여행’의 참가비는 버스 탑승료, 주먹밥, 헌화 체험비 등을 모두 포함해 9,000원으로 책정됐으며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투어에 참여하는 동안 SNS 홍보 이벤트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는 동명동 소재 카페와 구민 도서 지원 협약 서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권 쿠폰이 제공되는 특별한 혜택도 주어진다. 투어 참여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네이버 ‘동구의 오월 기억 여행’이나 유선전화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임택 동구청장은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인 만큼, 올해는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해 풍성한 내용으로 참여자들을 맞이할 것”이라며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오월 정신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도 오는 26일과 5·6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3차례 5·18사적지 17호인 5·18자유공원에서 참여형 문화 행사 ‘메이데이(MAY:DAY)’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1980년 5월 광주 곳곳에서 울려 퍼졌던 시민들의 간절한 외침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일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5·18정신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행사는 5·18자유공원 내 옛 상무대 영창 잔디광장에서 다양한 체험 부스를 시작으로, 아이들을 위한 비눗방울 공연과 서커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연과 영화 상영으로 이어진다.

첫 행사부터 마지막까지 운영되는 특별 부스인 ‘우리동네 오월서가’에서는 5·18 관련 자료와 도서, 기념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5·18 정신이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정서적인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해 그날의 역사를 따뜻하게 기억하는 소중한 역사 소풍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