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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8) 음악 칼럼니스트 이지영
“클래식은 수백년 지나도 사랑받는 검증된 음악”
광주시향 2020 마티네 콘서트 진행자
올해 네 차례 광주문예회관서 관객 만나
“광주 경쟁력은 젊은 인재·문화 인프라”

2020. 07.02. 11:33:11

이지영 음악칼럼니스트는 지난 6월 ‘비엔나의 아침’을 시작으로 올해 네 차례 광주문예회관에서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한다. /ⓒ가능한 창작관

관객과 소통하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올해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오전 11시 공연을 기획했다. 공연은 지난 6월 11일 ‘비엔나의 아침’을 시작으로 오는 7일 ‘로프코비츠 저택, 1807’, 10월 22일 ‘La Valse’, 11월 24일 ‘바르샤바의 가을, 1830’을 주제로 이지영(클럽발코니 편집장, 음악평론가)의 해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연주되는 11시 음악회는 공연 후 커피와 머핀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직장인들과 젊은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광주시향의 11시 콘서트는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 힐링콘서트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향 11시 공연의 해설을 위해 광주문예회관을 찾아온 이지영 해설자를 만나 보았다.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하게 된 소감은.

▲예정됐던 봄 공연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취소된 후 어렵게 만난 무대인 만큼 반갑고, 감사하고, 정말 귀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많은 고민이 녹아든 프로그램 구성과 운영을 보면서 찾아오신 분들께 값진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티네 공연의 매력은.

▲자칫 쉽게 흘려보내기 쉬운 오전 시간대를 음악을 들으며 알차게 시작할 수 있고, 부담 없는 티켓 가격과 분위기, 특히 해설이 곁들여져 있어 음악회를 자주 찾지 않았던 분들도 쉽게 음악과 친숙해질 수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시향과 첫 마티네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진심으로 좋았다. 비도 오고 습도가 높아 다소 무더웠는데, 마스크를 쓴 채로 진중하게 감상하고 “재밌었다”는 얘기를 많이 하셔서 감사했다.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극장을 찾아주신 분들에게 광주시향의 연주가 큰 기쁨이 되었기를 바란다.



-광주 하면 떠오르는 것은. 또는 광주의 매력은.

▲광주는 아픈 역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늘 빚진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연 때문에 광주를 찾았던 게 전부이기 때문에 광주를 충분히 잘 알지 못하지만, 이번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이 도시의 경쟁력은 문화 인프라라는 생각을 했다. 젊고, 깜짝 놀랄만큼 훌륭한 인재들이 일하고 있어 이제는 광주 하면 ‘광주시향’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코로나가 가져온 공연예술계의 변화는.

▲현재 공연예술계는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거리두기가 가능한 작은 규모의 악기 앙상블을 제외하면 교향악단이나 합창(성악)의 경우 가장 큰 타격이 있다. 극장 문이 닫힌 동안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간간히 무대를 만날 수 있었지만, 집중도도 떨어지고 언제까지 무료 공연만 제공할 수도 없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IT회사들의 재택근무처럼 거리를 두면서도 운용이 가능한 직업군이 있지만, 특정 시간, 특정 공간에서 만나는 소리와 울림, 관객과의 교감이 중요한 공연은 온라인 무료 공연이 결코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무대 위에 서야 할 예술가들은 물론 무대를 만드는 공연업계 종사자들은 모두 ‘실직’ 상태다. 클래식 공연관람은 극장 입장부터 관람, 퇴장까지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감상하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보다도 감염 위험이 적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공연 유치는 ‘사치’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되는 동물도 있었지만, 클래식 공연 컨셉트가 변화를 모색하기엔 이 예술장르는 아날로그적인 것 같다. 빨리 정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을텐데 그 중 인상깊은 음악가는.

▲안드레아스 숄, 마크 민코프스키, 조르디 사발 등 대단히 매력적인 탐험가들인 고음악 아티스트들이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 뿐만 아니라 무대 뒷모습에서 감탄하고 감동할 일이 많았다.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음악잡지사의 기자로 일을 시작해서 잡지나 신문, 방송 등에 글로, 말로 내용을 전달할 일들이 많았다. 지금은 잡지의 위상이나 역할이 많이 축소됐고 대체 미디어가 많아졌지만, 잡지는 특정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고 글쓰는 사람을 양산할 수 있는 활동 장이었다.



-칼럼니스트의 일상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잡지를 만들고, 공연을 만들고, 젊은 연주자를 발굴·후원하는 대원문화재단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 ‘술술클래식’ 공동 진행과 원고 쓰고, 공연 보고, 책 읽고, 음반을 듣는게 일이자 취미다.

테오도르 쿠렌치스(Teodor Currentzis). /Photo by Nadia Romanova
-요즘 음악계의 핫한 음악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뉴스를 몰고 다니는 지휘자가 있다.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그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인데 올 봄 내한계획이 있었다가 취소됐다. 음반으로도 만날 수 있지만, 파격적인 해석과 무대로 주목받아온 그의 음악을 조만간 만날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즐겨 듣는 음악 장르나 작품은.

▲클래식과 재즈, 팝을 듣는다. 며칠 전에는 퓨전 국악밴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콜라보 공연을 봤는데, 21세기 국악이 드럼, 베이스 기타를 만나 랩이나 힙합처럼 리듬과 라임을 타고, 관객들이 ‘수궁가’를 ‘떼창’하는 장면은 소름 끼치도록 멋졌다. 조만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모을 것 같은데, 변화하고 있는 국악이 요즘 제 관심사다.



-여름에 듣기 좋은 추천 음악은.

▲여름에는 비발디, 바흐, 헨델, 특히 프랑스 작곡가 ‘라모’와 같은 바로크 시대 음악을 찾아 듣는다. 짧고, 춤곡을 기반으로 하며, 순수하고 담백한 음색의 고악기 앙상블이 청량감을 주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애청하는 음악이 있는데, 프랑스 고음악 지휘자 마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이 연주한 라모의 ‘상상교향곡’이라는 앨범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 간결하고 상큼한 색채감, 경쾌한 리듬과 투명한 음색의 라모는 여름에 듣기 좋은 음악 1순위다.



-클래식 음악의 매력과 즐기는 방법은.

▲클래식 음악은 혀끝에서 인지되는 단맛이라기보다는 수백 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검증된 음악이다.

어떤 곡이든, 그 곡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 작품의 배경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든가, 영화나 드라마, 광고에 삽입된 멜로디가 좋아 찾아듣게 된다면….



-준비하고 계신 다음 공연 또는 프로젝트는.

▲12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화클래식이 초청하는 엠마뉘엘 아임과 ‘르 콩세르 다스트레’의 초청무대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연주자들의 자가격리의 이슈와 해마다 90% 객석점유율을 유지해 온 인기 공연인만큼 객석 거리두기 이슈가 고민이다. 아직은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광주시향과는 7월 다시 만나게 된다. 지난 6월 무대에서 진중하게 집중하며 음악을 경청해주시는 관객들을 만났는데,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분들이 감사하고 소중해서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게 되면 좋겠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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